값싼 인슐린의 대량생산 길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설 유전공학센터 홍주봉박사(38·식물세포연구실)팀의 고등식물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인슐린 생산기술개발은 동물의 유전자를 식물에 발현시킴으로써 고가의 의약품을 만들어 낼수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또 우리나라가 유전공학분야에서도 첨단 원천기술을 개발, 국제특허출원의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고등식물 형질전환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사람의 인슐린유전자를 유전자운반체에 삽입, 토양박테리아에 이전하고 이 박테리아를 담배의 잎을 자른것(절편)과 함께 배양해 인슐린을 함유하는 담배를 재배하는 것.
지난해 9월 벨기에와 서독의 공동연구팀이 마취체의 유전자를 참깨에 도입한 일이 있으나 인슐린단백질의 유전자를 담배에 도입해 생산에 성공한 것은 홍박사팀이 처음이다. 이들은또 토마토를 이용한 인슐린 생산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당뇨법치료제인 인슐린은 돼지의 췌장에서 분리 정제(제1세대 인슐린)하고 있으나 돼지췌장의 확보가 어렵고 거부반응의 문제가 있어 왔다.
또 대장균등의 미생불을 이용한 휴물린이란 인슐린(제2세대)이 몇년전부터 생산되고 있으나 너무 비싸 시장경쟁력이 낮은 형편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인슐린(제3세대) 생산기술은 생산공정이 단순해 인슐린을 포함한 항암체·백신등 2백여종에 달하는 단백질성 의약물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내병·내충·내염·내한성 작물을 개발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약효물질이 식물의 특정부위(열매나 뿌리 또는 잎)에 밀집되게 함으로써 「인슐린 토마토」「인슐린 감자」「항암콩」의 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홍박사는 서울대식물학과를 졸업, 미 미시간 주립대·텍사스공대·캘리포니아대등을 거쳐 87년부터 유전공학센터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