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뭔가 다르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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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05만평의 서울 은평뉴타운이 10월 분양된다.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신도시 못지 않게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도심형 신도시'인 데다 일반분양물량이 예상보다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분양물량의 대부분이 중대형이다. 은평뉴타운은 주거환경.교육여건 등에서 돋보이고 공공택지에 비해 전매제한 규제도 덜 받는다. 하지만 교통 사정이 단점으로 꼽힌다.

◆ 중대형 위주 2000여가구 분양=은평뉴타운에 들어설 아파트는 택지지구에 비해 일반 아파트와 중대형이 많다. 아파트 1만4835가구 가운데 70%인 1만52가구가 일반 분양아파트이고, 이 중 절반이 조금 넘는 5152가구가 중대형이다. SH공사가 내놓은 아파트 중 가장 큰 65평형이 이번에 나온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것은 강남에 몰리는 고급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특별공급하고 남는 물량이 일반에 분양된다.

시행자인 SH공사(옛 도시개발공사)는 우선 1지구와 2지구(총 3개 공구) A공구에서 2066가구를 10월 분양키로 최근 잠정 결정했다. SH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준공 7개월 전 공정률 80% 정도 때 분양했으나 은평뉴타운에선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일찌감치 공급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1지구가 지난해 8~9월 착공해 20% 미만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2지구는 다음달 착공한다.

이번 분양물량은 30평형대 이상이고 1610가구(78%)가 중대형이다. 65평형도 242가구나 된다. 공공택지가 아니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SH공사가 분양가를 마음대로 매길 수 있다. 분양가는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았는데 주택업계는 평당 1300만원 정도로 예상한다.

은평뉴타운 인근인 불광동에서 지난해 11월 불광2구역 재개발단지가 40평대의 경우 평당 1340만원에 분양됐고 현재 비슷한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SH공사는 다음달 말 입주자모집공고를 발표하고 판교 2차분 당첨자 발표(10월 12일) 이후 청약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2지구의 나머지 공구와 3지구 물량은 내년 하반기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 입주는 내년 11월부터다.

◆ 자연친화적 고급 아파트 지향=국내에서 보기 드문 중정형.연도형의 단지 배치가 선보인다. 중정형은 'ㅁ' 'ㄷ'자 형태의 단지로, 가운데를 공원이나 주민 휴식공간으로 꾸민다. 연도형은 도로변을 따라 건물을 세우되 주상복합아파트처럼 1층에 상가와 주민편의시설을 마련한다. SH공사 관계자는 "북한산 등의 경관을 즐기도록 자연친화적으로 단지를 배치하면서 일부 단지를 국내에서는 낯선 유럽풍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SH공사가 은평 뉴타운에서 처음 선보이는 65평형 아파트 복층형 거실.

판교 중대형처럼 최상층은 복층형과 테라스가 만들어진 펜트하우스로 설계됐다. 타워형 일부 가구는 3면에서 조망권을 만끽할 수 있다. 경사지에서는 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사용하는 테라스하우스 형태로 지어진다. 일부 평형의 경우 거실을 다각형으로 만들어 휴양시설 분위기를 냈다. 50평형대 이상은 거실뿐 아니라 복도와 주방 벽도 장식(아트월)으로 꾸몄다. 65평형 주방 바닥에 황토장판을 까는 등 큰 평형의 마감재를 고급화한 것도 특징이다. 사회통합 취지에서 임대와 일반 아파트가 같은 동에 들어선다.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소각장까지 쓰레기수송관로가 설치돼 청소차가 필요 없다.

은평뉴타운 개발에 별다른 교통대책이 없어 주변에 심각한 교통난이 우려된다. 서울 도심방면 교통은 파주로 이어지는 통일로와 지하철 3호선 뿐이다. 은평구 K공인 관계자는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 많이 밀리는데 뉴타운이 들어서면 오죽하겠느냐"며 "교통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청약자격은 중소형은 청약저축, 중대형은 청약예금 가입자다. 모두 서울 거주자에 우선 분양되고 해당 순위서 미달하면 인천.경기도 거주자에 돌아간다. SH공사는 거주기간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어서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주소지가 서울이면 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입주 후 바로 전매할 수 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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