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사고력 실력 뛰어나야 문 열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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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고등학교 입시가 한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남은 기간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많게는 5~6년의 입시 준비 결과가 판가름난다.
무작정 전형에 덤빌 생각은 하지 마라. 열심히만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지만 계획 없는 노력은 노른자 빠진 달걀이다.
입시가 가까워지자 입시 관련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창의력은 어렵고 출제 문항 수도 많지 않으니 영어에 집중하는 게 현명하지 않으냐는 것이다.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이 NO다.

대원외고를 예로 들어보자.
대원외고 성적우수자 전형은 교과 내신 60 + 영어듣기 60 + 구술면접 30의 취득 점수를 합산하여 선발한다.
영어 듣기의 커트라인은 60점의 90% 가량인 54점 내외, 구술면접은 18점 정도로 30점 만점의 60% 가량으로 분석된다. 커트라인과 배점의 차이를 보자. 영어 듣기는 불과 6점 차이지만 구술면접은 무려 12점 차이다.
외대부속외고도 마찬가지다. 영어 듣기는 60점, 글로벌 학업 적성검사는 74점을 차지한다. 마찬가지로 각 영역의 커트라인은 영어듣기 90%, 글로벌 학업 적성검사 60% 정도다. 영어 듣기의 커트라인은 54점, 글로벌 학업 적성검사는 45점 가량이 커트라인이다. 배점과의 차이를 보면 영어 듣기는 겨우 6점, 글로벌 학업 적성검사는 29점씩이나 차이가 난다. 어떻게 봐도 창의력보다 영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수는 없다.
물론 외국어고등학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외국어에 소양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그게 바로 함정이다. 외고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외고니까 영어만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잘한다는 사실은 왜 발견하지 못할까 안타까울 따름이다.
입시에서 차지하는 내신 비중이 아무리 적더라도 석차백분율 100% 아이가 지원하진 않는다. 고만고만한 내신 차이, 비슷한 영어실력에 임원 경력이나 공인인증점수 없는 아이도 드물다.
그래서 절대적인 선발 기준으로 등장한 게 사고력이다. 구술면접의 창의사고력은 물론이요, 영어 듣기에서도 창의사고력이 출제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한영외고는 작년 영어듣기 30문제 중 5문제가 사고력으로 출제됐다. 이 5문제가 영어듣기 변별력을 결정하는 핵심 문제였다. 순수 듣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자. 한국어로 된 창의사고력도 어려워하는 마당에 외국어로, 그것도 듣기만 하고 맞춰보라니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듣기 + 이해력 + 사고력을 종합 평가하니 듣기뿐 아니라 영어 독해 형 문제에도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영외고를 중심으로 이런 유형의 문제가 일부 학교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백 번 읽고 들어도 이해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구술면접에 출제되는 창의사고력만 열심히 해도 영어 듣기나 독해형에 나오는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영어와 창의사고력의 학습 시간 비율이다. 앞서 다룬 대원이나 외대외고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배점 비율로 할 것이 아니라 커트라인 비율과 최근 입시 결과로 정해야 함이 마땅하다.
시간적으로 따진다면 영어 듣기와 구술면접(학업적성검사)의 학습 비율은 3 대 7이 적당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의사고력 재능이 유달리 뛰어난데 듣기가 부족하다면 당연히 조절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몇 대 몇으로 조절하는 게 적절한 걸까. 거꾸로 해서 7 대 3인가?
눈에 띄게 영어가 부족한 학생은 많지 않다. 창의력이 뛰어나면 확실한 무기가 있는 셈이지만 외고 생활의 기본인 영어에 문제가 있다면 자칫 입시 자체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시험 당일까지 듣기에 집중해야겠지만 이런 경우는 내신이나 창의력 실력을 바탕으로 지원 전략부터 세워야 한다. 구술면접이 부족한 학생도 마찬가지다. 변별력을 키우고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선 일종의 작전이 요구되는 것이다.

첫째, 전국 단위의 모의고사에 응시해라.

고작 1~200명과 비교하는 시험은 쪽지 시험이다. 자기 만족에 불과할 뿐이고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한다. 특히 이런 경우는 지원자가 한 학교에만 몰리거나 지역 자체가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적어도 1,500~2,000명 규모의 모의고사에 3회 이상 응시해라.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나는 외고 입시다 보니 내 실력의 평균은 알고 있어야 입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대규모 모의고사는 전국 석차백분율을 제시하며 학교나 전형별로 합격점을 예측하게 한다.
3회 이상 응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나의 약점을 찾기 위해서다. 나의 약점과 강점을 눈으로 확인하고 매회 실력 점검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전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 감정(勘定)을 할 수 있다.

둘째, 마지막까지 창의사고력을 놓지 마라.

많이 풀어라.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보이는 대로 풀어봐라. 그때마다 오답 노트는 필수다. 몇 개 맞췄느냐보다 어디서 왜 자꾸 틀리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모의고사로 응용력을 높이면서 오답 노트 유형정리로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많이 푸는 것보다 나만의 오답 노트를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 두 가지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어느 하나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는 온라인 공간도 백배 활용하자. 유료강좌는 몇 번이고 다시 들을 수 있고 지역이나 성적별로 추천 강의가 세분화돼 있는 장점이 있다.

셋째, 상담은 전문가에게 맡기자.

1~2년 전 외고 입시를 경험한 선배나 학부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만큼 위험한 행동이 없다. 외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 자녀 심리나 공부하는 방법 등은 학부모로서 큰 도움이 되지만 입시 준비엔 별 효과가 없다. 입시 경향과 조건은 매년 바뀐다. 올해와 작년이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누군가의 자녀가 좋은 학교에 입학했다고 그대로 따라 하다간 낭패 보기 일쑤다. 자녀의 특성과 장점이 무시된 준비는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 일으킨다.
내 아이의 미래가 달린 특목고 상담은 입시 전문가에게 맡기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건강만 챙기면 충분하다. 요즘엔 수험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온라인 상담실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비공개가 원칙이라 숨기고 싶은 내신 과거나 모의고사 점수 밝히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글로 쓰다 보니 세세한 질문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상담 신청 횟수도 제한이 없어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상담의 기본은 솔직함이다. 실력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상담 결과를 받으면 무슨 소용인가. 외국어 공인점수나 경력.경시대회 실적.모의고사 성적을 빠짐없이 알려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자> 신동엽 (페르마 본원장)

페르마에듀 02- 555-8009 www.fermatedu.com www.gongbuwar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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