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MS땅 뺏기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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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에 도전한다. 구글은 e-메일과 일정관리는 물론, 메신저.웹페이지 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새 프로그램, '구글 앱스 포 유어 도메인(Goole Apps for Your Domain)'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최근 윈도XP의 다음 버전인 '윈도 라이브'를 내놓을 예정인 MS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새 프로그램을 우선 대학.비영리 단체 등에 무료로 제공한 뒤 이르면 올해 말부터 기업.정부 등에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구글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MS의 엑셀.워드 등과 유사한 업무용 프로그램을 추가, e-메일에서 전문 문서 작성까지 원스톱으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글이 본격적인 영역확장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 당시까지 구글의 서비스는 검색, e-메일, 뉴스, 이미지 검색, 블로그 등이 전부였다. 그러나 구글은 지난해 초 선보인 구글 비디오를 비롯, 지도.캘린더.메신저 등 새 서비스를 속속 내놓았다. 올 들어 구글의 서비스는 2년전보다 이미 두 배 가량 늘었다. 이번에 내놓은 프로그램은 구글의 이런 다양한 서비스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구글은 올 들어 CBS, MTV 등과 콘텐트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라디오 광고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에 검색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10억 달러를 투자해 AOL타임워너의 지분 5%를 인수했다. 구글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 증가한 7억211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글은 지난달 말 미국내 서비스별 점유율에서도 검색 부문에선 1위, 지도와 e-메일 부문에선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특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한 것은 예산의 10%를 성과에 관계없이 '실험적인 사업'에 투자한다는 게 구글의 경영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새 프로그램을 앞세운 구글과 '윈도 라이브' 출시를 앞둔 MS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IBM.SAP.세일즈포스닷컴 등 기존 업체들과의 이합집산을 통한 시장 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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