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피 빨아먹는 패륜아" 손학규 전 지사, 정부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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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퇴임 이후 전국 민생 현장을 돌고 있는 손학규(사진) 전 경기지사가 27일 '바다이야기'를 거론하며 현 정부와 여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손 전 지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하루 24시간 뼈 빠지게 일해도 생활이 안 되고 학비도 안 되는 서민들이 성인오락실을 기웃거리게 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그 가난한 마음을 분탕질 치는 '나쁜 놈들',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나라가 나서서 도박을 제도화하고 국민을 도박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나쁜 놈들"이라고 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서민을 팔아 정권 잡고 그 불쌍한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나라를 거덜내는 이 패륜아들을 어찌해야 하느냐"며 "박정희.전두환의 군사독재에서도 재벌의 등은 처먹었지만 서민들 호주머니를 이런 식으로 긁어내지는 않았다"고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특히 "성스러운 3.1절에 관련 업자와 골프 치고 며칠 뒤 업체 지정을 해주는 뻔뻔함은 이 정권의 도덕이 어디까지 갔는지를 웅변한다"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총리와 골프를 친 인사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삼미가 골프 회동 이후에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사실을 빗댄 내용이다.

손 전 지사는 "새벽 3시에 선원 8명을 태우고 나갔다 와서 손에 쥐는 고기 값이 22만원이다. 중장비를 하는 청년은 길바닥에 엎드려 절하며 삶을 찾아 달라고 하더라"며 "찌들대로 찌들게 만들어 놓고는 절망에 빠진 서민들을 도박장으로 유인해 마지막 남은 피까지 빨아먹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 갔다.

그는 "지금 전작권 회수가 뭐가 그리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라고 나라를 혼란과 불안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전작권 회수가 마치 빼앗긴 주권을 회복하는 독립운동이나 되는 것처럼 국민을 선동한다"며 "우리가 전작권 때문에 미국의 속국이 되어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손 전 지사는 "우리가 미국을 붙들어 놓고 있는 것은 부강과 번영을 위한 우리나라의 생존 전략"이라며 "중국.일본.북한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미국과의 우호 동맹관계는 유지되고 더욱 발전돼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정부는 전작권 논의를 당장 철회하고 그 정력과 돈으로 서민경제 회복에 힘써야 한다"며 "대통령은 전작권 회수 문제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만들어 주는 일부터 앞장서라"고 주문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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