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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티타늄공장 대한진출 줄이어/듀폰사 허가받자 영ㆍ일도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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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해산업 과잉설비 논란 예상
대표적 다국적 기업인 미 듀폰사가 18일 한국 정부로부터 이산화티타늄공장 건설허가를 따낸데 이어 일본 및 영국계 자본도 진출채비를 갖추고 문을 두드리고 있어 이산화티타늄시장은 기존 한국 티타늄과 함께 뜨거운 4파전을 벌일 것 같다.
듀폰사는 한미 통상마찰의 요인으로까지 번졌던 폐기물의 공해시비 논쟁을 미정부의 지원으로 잠재우는데 성공,한국시장 문을 두드린지 4년만에 들어오게됐다.
듀폰사가 한국진출을 위해 공장건설 신청허가를 낸 것은 86년 2월.
당시 사업계획을 검토한 정부는 폐기물의 환경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했다. 그러나 듀폰사는 무해판정을 내린 미국내 실험결과서까지 첨부,수정계획서를 내는등 공세를 폈다.
또 한미 통상회담등 기회가 있을때마다 미측은 『듀폰사의 이산화티타늄 제조과정보다 구식인데다 환경오염 가능성이 더 큰 공장을 한국내에 갖고 있으면서 듀폰사 진출을 허용않는 것은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한국을 몰아 붙였다는 것.
결국 환경오염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대한 환경처도 미측 입장에 동조하는 기획원ㆍ재무부ㆍ상공부의 힘에 눌려 지난해말 조건부허가에 동의하게 됐다.
「폐기물은 환경관계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매립지에 매립한다」는 조건으로 허가하는 한편 폐기물을 골재로 사용한다는 듀폰안에 대해서는 국내적용실험을 거쳐 추후 재검토키로 했다.
부산물인 염화 제2철은 폐수처리제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미국계기업의 이산화티타늄공장이 설립된 곳은 멕시코뿐이며 대만에서는 허가를 받았으나 주민반대로 착공도 못하고 있다.
듀폰사는 연소가스를 이용,이산화티타늄을 만드는데 만일 이 가스가 유출되면 인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이 안전하다지만 대형사고의 위험을 늘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폐기물의 공해발생 여부도 명백히 안전하다는 증명이 안된 상태다.
듀폰사와 한국의 줄다리기를 지켜보던 일본의 티타늄그룹 이시하라(석원) 산업이 지난해 11월 투자인가신청을 한데 이어 영국계 기술을 도입한 럭키금속도 이산화티타늄 공장건설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움직임이다.
백색안료로 페인트ㆍ종이ㆍ플래스틱ㆍ화장품ㆍ의약품ㆍ식료품의 착색에 두루 쓰이는 이산화티타늄의 국내수요는 4만t인데 생산은 한국티타늄의 2만5천t으로 공급량이 절대부족한 상태다.
그러나 계획대로 듀폰사가 6만t,럭키금속이 4만t,이시하라가 1만8천t의 공장을 짓는다면 한국티타늄과 함께 생산량은 14만3천t으로 늘어나 공급과잉이 될 전망이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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