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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한국레슬링 심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아시아최강 한국레슬링을 배우자.
90년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둔 대만은 현재 한국레슬링코치를 영입하는 등 본토(중국)와의 일전에 대비, 임전태세가 한창이다.
한국레슬링이 해외에 수출되기는 이번이 세 번째.
지난85년 전서울올림픽대표팀자유형 감독이던 최정혁씨(최정혁)가 1년간 파키스탄대표팀을 지도한바 있으며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유몽안씨(유몽안·전남협회 전무)가 인도네시아팀을 3개월간 가르쳤었다.
그러나 월 3천 달러의 급여에 주택제공까지 받으며 3년간 정식코치계약을 한 지도자는 대만팀을 맡은 서훈교씨(서훈교·44)가 처음.
대구 배영고 감독이던 서씨는 지난해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에서 대만팀 감독으로부터 제의를 받아 지난11월 부임했다.
현재 가오슝(고웅)대표 선수훈련장에서 합숙하며 40명의 대표선수와 코치·심판 등을 지도하고있는 서 감독은 1인4역의 고된 일정 속에서도 한국레슬링의 기술과 정신을 대만 인들에게 심고있다.
북경대회에서 동메달 한 두 개가 목표일 정도로 약체인 대만 레슬링 팀은 서 감독으로부터 한국레슬링의 강인한 정신을 배운 후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있다는 훙자오슝(홍조웅)대만협회장의 귀띔이다.
서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풍요한 생활과 중국인 특유의 느긋함에 젖은 대만선수들에게 한국식 스파르타훈련을 실시, 한 달만에 가오슝 훈련소를 태릉훈련원처럼 변모시켜 버렸다.
훈련시간을 어긴 선수들은 1차 경고 후 무조건 퇴촌 시켰고 담력이 약한 선수들에게는 10m다이빙을 실시, 한국 고추장의 매운맛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것.
이 때문에 서 감독은 대만선수촌에서「호랑이감독」으로 유명해졌고 대만체육인들은 앞다퉈 한국식 정신교육을 배워가고 있다는 소식.
한국레슬링은 서 감독의 파견으로 이제까지의 투자단계(기술수임)에서 결실을 맺는 단계(기술수출)로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셈-.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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