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장애인 위해 노래하는 이철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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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보잘 것 없는 재주지만 제가 무대에서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장애인들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작가이자 13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철용(李喆鎔.55)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 스스로도 생후 1년도 안돼 결핵성 관절염을 앓아 보행이 불편한 장애를 안고 살아온 李이사장이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이색 콘서트를 연다.

李이사장은 '하나 되는 희망 세상을 꿈꾸는 이철용의 노래로 쓴 휴먼소설'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가수 윤복희의 '여러분' 등 10여곡을 부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자비의 손짓 수화합창단, 윤덕경 무용단, 영화배우 안성기씨, 영화감독 이장호.배창호씨, 탤런트 서인석씨 등이 우정 출연한다.

"청소년 시절 저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어요. 물론 지레 겁을 먹고 중도에 포기했지만요. 앞으로는 장애 청소년들이 예술적 재능을 당당하게 키워갔으면 합니다."

그는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인 만큼 창의력이 중요하다"며 "장애인들이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고 문화.예술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李이사장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 공연 소극장도 짓고 있다. 그는 소극장에서 매년 장애인문화예술제를 열어 장애인 중에서 천재적인 예술가를 발굴하고, 소외된 이웃들에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李이사장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심신장애자복지법'의 명칭을 '장애인복지법'으로 바꾸고, 장애인고용촉진접 제정 등에 앞장섰다. 그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을 장애인 복지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02-593-4761.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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