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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상태가 수익률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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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말지수가 연초지수를 밑도는 부진속에 89년 증시가 끝났으나 이 와중에 1년간 투자수익률이 1백%을 넘은 주식이 있다.
일반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서울교통 주식은 연초인 1월4일의 가격이 주당 6천6백원에 불과했으나 12월 26일의 종가는 1만5천5백원을 기록, 수익률이 무려 1백34·84%나 됐다.
즉 연초에 서울교통 주식을 샀던 사람이 1년 동안 가만히 갖고 있다가 26일 팔았다면 주당 8천9백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반면 건설업체인 진흥기업 주식은 연초 가격이 9천3백원이었으나 26일 종가는 3천4백80원으로 62·59%나 손해를 봐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최고 2백%나 차이가 났다.
이같은 현상은 개별 기업의 경영상태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전체적으로 주가라는 것이 기업경영 상대를 꼭 그대로 반영하는 척도가 아니기 때문에 업종별로 볼 때 지난1년간 엄청난 순이익 증가를 기록한 은행업은 업종지수가 떨어졌다.
수익률 상위30개와 하위30개 종목을 보면 확실히 해당기업의 경영상태가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서울 교통의 경우 관리대상 기업으로 만년 적자에 시달렸으나 88년 올림픽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관광정책과 함께 전세 버스 운송사업 및 여행 알선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88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올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백41·2% 대폭 증가했었다. 또한 앞으로 회사정리 계획안이 확정돼 기업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비록 관리대상 종목이었지만 최고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수익률 2위인 삼성항공 산업은 비록 상반기에 순이익이 3억원이었으나 차기 전투기 구매계획에서 국내기업의 주 계약자로 결정돼 세계적인 항공 제작회사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수익률이 높은 종목 중에는 건설 붐에 힘입어 가구산업이 눈에 띄는데 동서산업·보루네오 가구·선창산업 등이 모두 상위 20위안에 들었다.
이중 수익률 3위를 기록한 동서산업은 주택경기의 호전으로 올 상반기에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7·3%가 증가했으며 특별 이익이 78억원 발생, 순이익은 1백51·3%나 늘어났었다.
한편 수익률 하위 종목에는 개별 기업의 경영상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 확연히 드러나
는데 전반적인 건설 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인 진흥기업·삼익주택·라이프 주택개발 3사가 모조리 하위 1, 2, 3위를 차지했다.
진흥기업은 아파트 경기 호황에도 높은 금융비용 지출과 영업부진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나타내 기업수지가 더욱 악화됐다. 더구나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영업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더욱 감량 경영체제를 강화해나갈 전망이다.
또 삼익주택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도 해외사업과 국내 공사부문에서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수주액도 광명 하안 아파트 공사(51억원)에 불과, 앞으로도 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익주택은 누적되는 손실액으로 기업 회생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라이프주택 개발은 작년까지만 해도 지속적으로 주가가 올랐으나 올해까지 3년간 적자가 지속, 관리대상 종목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자 한때 1만9천7백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하반기부터 급전직하, 22일 연속하한가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결국 5천8백원까지 떨어졌다.
또한 하위종목으로 문경 광업소가 폐광됨에 따라 매출액이 44%나 감소, 순익이 적자로 전환된 대성탄좌 개발이 4위를 차지했는데 현재 유보율과 자산가치는 높아 주당자산 가치는 주가보다 높은 상태다.
7위인 고려화재 해상 보험은 작년 적자 전환으로 올해 8월1일자로 1부 종목에서 2부 종목으로 전환된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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