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업체 사외이사 맡아"… 명계남씨 "도박산업과 무관"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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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의혹'에 왜 명계남(54.사진)씨의 이름이 계속 거론될까. 명씨와 관련된 소문은 몇 개월 전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돼 왔다. 명씨가 게임 개발업체의 사외이사를 맡았으며 게임업체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주장들이었다.

명씨는 2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게임.애니메이션 개발업체인 클릭엔터테인먼트의 사외이사를 맡은 적이 있으나 도박산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클릭엔터테인먼트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게임인 '고고시' 등을 개발한 업체다. 명씨는 2000년께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스톡옵션 등 어떤 대가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명씨는 "운영하고 있는 영화사가 클릭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빌딩에서 사무실을 썼으며 대표 이상경씨와 친분이 있어 부탁을 받고 사외이사직을 수락했을 뿐"이라며 "월급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게임 '고고시'와 바다이야기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클릭의 대표와는 현재 연락도 끊어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명씨는 현재 사외이사직이 유지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며 클릭엔터테인먼트는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게임 '고고시'의 운영은 I라는 업체로 넘어갔지만 클릭엔터테인먼트는 서류상 남아 있는 업체로 돼 있다.

명씨는 2000년 '고고시'에서 가상도시의 시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당시 클릭엔터테인먼트 측은 "명씨가 영화.드라마에서 보여준 소탈한 이미지 때문에 역할을 맡겼다"고 밝혔다.

클릭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상장기업인 수도약품을 인수한 우리들병원의 17개 계열사 중 하나다. 우리들병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유명해졌으며 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병원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했다.

대검의 공적자금수사반은 2003년 이 병원의 이상호 원장과 부인 김수경씨 소유의 아스텍창업투자가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에게 1억9000만원의 자금을 제공한 것을 밝히기도 했다.

김호정.양성희 기자

◆ '고고시(市)'는=온라인 게임으로 2000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3D 영상의 가상도시에서 미로 통과, OX퀴즈 등 각종 게임을 하며 레벨을 올린다. 명계남씨가 맡았던 시장은 참가자들의 건의사항을 e-메일로 받아 도시를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 바로잡습니다

8월 21일자 2면 "명계남씨 게임 개발업체 사외이사 맡아" 기사에서 명씨가 사외이사를 맡은 ㈜클릭엔터테인먼트는 우리들병원의 계열사라고 보도했으나 현행 법상 계열사에 해당되지 않기에 바로잡습니다. 우리들병원은 2004년 수도약품공업을 인수한 뒤 클릭엔터테인먼트를 계열사로 편입했지만 지난해 10월 수도약품공업의 최대주주인 김수경씨가 클릭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이 48.9%에서 9.2%로 떨어졌습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지분율이 10% 미만이면 계열사에서 제외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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