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일 머니 흡수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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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이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이슬람 채권(수쿠크) 발행을 추진한다. 고유가로 넘치는 오일 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18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며 국책은행인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은 말레이시아 은행 BNW를 주간사로 3억~5억 달러 규모의 수쿠크를 연내 발행할 계획이다. 일본이 수쿠크 발행에 성공할 경우 7개 서방 선진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이슬람 채권을 발행하는 국가로 기록된다.

마에다 다다시 JBIC 에너지자원 국장은 "일본 정부가 이슬람 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오일 머니를 아시아에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일종의 채권인 수쿠크는 약 3년 전 첫 선을 보인 뒤 오일 머니가 넘치면서 올 하반기에만 90억달러 규모의 발행이 예상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윤창희 기자

◆ 수쿠크(sukuk)=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을 비켜가면서도 사실상 채권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종의 지불 각서.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업에 투자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형태를 띤다. 통상 외국인이 특정국가에서 발행하는 외화채권을 양키본드(미국).불독본드(영국).사무라이본드(일본) 등으로 부르는데 이슬람 채권만 아랍어인 수쿠크로 그냥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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