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적 합의 최선 다했다" 회담마친 3김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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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16일 오전 2시 국회총재실로 돌아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전반적으로 밝은 표정.
그는 핵심인사처리 요구에 대해 노 대통령이 『5공의 제1인자는 전 전 대통령이고 다음은 나인데, 정호용 의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해와 『광주문제에 이 정도 요구는 관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소개.
김 총재는 결국「정씨의 공직사퇴요구를 노 대통령이 헤아려서 처리토록 맡겼다고 했다며 「헤아려 처리」라는 표현이 『공직사퇴 의미며 이를 확인했다』고 설명.
그는 『두 전직대통령 증언문제는 노 대통령이 「내가 증언에 나가라고 말하기 어렵다」 「1문1답은 곤란하다」 「포괄적 질문으로 하자」고 했고 특히 「최 전 대통령은 빼달라」고 몇 번이나 사정얘기를 했으며 우린 안 된다고 했다』고 절충과정을 전달.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이 TV생중계를 원한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까지 해줬다며 『이원조씨 문제와 최 전 대통령 문제가 가장 시간이 걸렸다』고 부연.
그는 자신이 강조해온 보안법 개폐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도 개정할 것이 있으면 고치겠지만 북한으로부터 위험에 변함이 없어 신중을 기하겠다』고 하더라며 일단 그 정도 수준이면 괜찮다는 눈치.
회담 장에서 떠나기 전 관심사항을 내놓은 지자제타결을 꺼내면서 『내가 지자제문제를 이번 정기국회회기 내에 처리 안되면 예산과 연계시키겠다고 단단히 못박았다』며『노 대통령이 제발 예산「연계」 얘긴 꺼내지 말고, 지자제를 회기 내 처리하자고 하더라』고 웃으며 설명하는 여유.
그는 준비해간 장기수 석방문제·근로자주택문제·노사문제·전교조문제 등도 『노 대통령이 상당히 공감하고있다』며 자신이 제기한 문제들이 제대로 먹혀들었음을 은근히 과시.
이원조 의원문제에선 『노 대통령과 김영삼 총재가 되풀이 장시간 논쟁을 했다』고 소개했는데 노 대통령이「거물이 아니다」 「잘못된 정보다」고 한데 대해 김영삼 총재가 『윤필용씨가 언론인터뷰에서 5공 때 이씨의 역할을 밝혔다』는 얘기를 꺼내 반박했다는 것. 그의 설명 속에선 김영삼 총재가 내놓은 「증거」에 대해 다소 회의를 표시하는 기분.
김 총재는 『공안정국 때 당한 얘기는 안 했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도 있고 당면한 문제도 있어 그냥 넘어갔는데 다음 번에 다시 만나자고 했더니 노 대통령도 응하더라』고 별도 개별영수회담을 예약했다는 것.
또 조순 부총리 팀의 경제정책이 재벌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한중민영화문제를 제기했더니 노 대통령이 『한중을 살리기 위해 민영화를 하지만 2차 입찰도 낙찰될지 의문』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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