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진국 쓸 데 없는 사람 많다" 발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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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6일 저개발국민을 폄훼하거나 일등주의를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 신관 4층 상황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후진국으로 갈수록 쓸데 없는 사람이 많이 있다"면서 "경기도정의 철학은 미국 등 선진국 처럼 '소수정예로 가자'인 만큼 근무하고 있는 분(공직자)들이 열심히 하고 좋은 대우를 받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및 교육과 관련해서도 그는 "후진국을 양적으로 많이 다니는 것은 안해야 한다"며 "적은 인원이 가더라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1, 2등인 나라를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행정의 계량화, 도식화 한 '일등 행정'을 강조했다.

그는 공보관실에 "도정 각 분야별로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를 보고하라"면서 "체크해서 정확히 보도되면 포상하고 잘못해서 맞으면(?) 마이너스 몇 점식의 항목으로 업무를 평가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농정국을 거론하며 "각 부분별로 알기쉽게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1~3위까지 들어가는 부분이 어디인지 계량화, 수치화 해 보고해 달라"고 각 실.국에 지시했다.

김 지사는 이밖에 농업기술원 등 각 산하기관.단체의 기술력, 행정력 등을 타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한 순위를 해당 기관장들에게 되묻는 등 '1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을 접한 상당수 공직자들은 지난친 '일등주의'라고 비판하는 등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인구 규모와 재정력, 산업지형 등 기본적인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행정 분야를 타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한 순위를 먹이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면서 "특히 언론에 잘 보이고 보도 많이되면 일등 행정이고 일 잘하는 공무원들인지도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후진국민 폄훼에 대해서도 또 다른 공무원은 "잘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쓸모없는 사람은 없으며 배울점은 분명 있다"면서 "지사의 본래 발언 취지가 아니더라도 도지사로서 말을 가려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지사의 발언은 후진국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 잘하고 열심히 하라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지적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문제삼는 것은 공무원들의 핑계꺼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언론의 노출 빈도와 관련된 발언은 다소 문제점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논란이 된 확대회의 발언 전문

특히 저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선진소방이라고 보고 선진 119라고 보는데 미국 같은데 제가 현장소방서를 가보면 인원이 그래 많지 않아요.

적은 인원으로 소방행정을 대단히 서비스를 잘하고 있어요. 뭐 그쪽에 살아봤던 사람들이 다들 공통으로 느끼는게 가장 앞서 있다고 느끼는데 우리도 인원을 특별히 많이 안 늘리면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없느냐 그리고 소방공무원들의 처우나 이런 것들도 상당히 열악한 것도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숫자를 많이 늘려 놓으면 현재 일하고 계시는 분들 처우개선이 어려워집니다. 숫자가 많을 수록 처우개선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그러니까 소수정예로 나가는 것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기본행정의 방향입니다.

있는 분들이 열심히 하고 대접을 더 받고 그 다음에 그것이 정예화 되어야지만 자부심도 높아지고 효율성도 높아진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진국으로 갈수록 인원은 많고 효율성이 떨어지거든요. 이건 뭐 세계공통 입니다.

관공서를 가나 공장을 가나 어느 기업체를 가나 후진국은 쓸데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선진국일수? ?소수가 아주 열심히 정신없이 일하고 대신에 처우가 높은, 그게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아니냐 그렇게 보는데요.

하여튼 소방은 제가 약속대로 분명히 내년 중으로 없는 시군 모두 개청완료 할 수 있도록 인원증가도 최소로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더욱 사랑받는 119가 되실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라고 하여튼 이번 수해에도 애을 많이 쓰신데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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