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동결 공기업·민간기업까지 큰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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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는 내년도 우리 경제의 향방이 노사안정, 임금인상 자체에 있다고 보고 국장급이상 공무원 임금동결이란 조치를 취했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인 정부는 이같은 솔선수범이 국영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에까지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후속조치와 국영기업체·경제단체·기업들의 반응을 알아본다.

<장관이 직접 나서>
★…상공부는 일반기업이나 국영기업체 임원들도 내년 임금동결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곧 대기업회장단 및 정부투자기관장회의를 소집할 움직임이다.
또 정부 내에서도 국장급이상 임금동결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장관이 직접 나서 국영기업 및 민간대기업회장들에게 정부가 국장급이상 임금동결이란 처방까지 쓰지 않을 수 없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간곡히 협조를 부탁할 계획.

<올려주기로 했는데…>
★…한전·광진공·유개공 등 정부투자기관들은 이번 정부의 공무원임금 억제방침에 대해 『시키면 어쩔 수 없이 하겠지만 우리라고 불만이 없는 게 아니다』라는 표정.
그렇지 않아도 일반기업들과의 봉급차이가 커서 차차 올려주기로 해놓고 다시 동결 운운하고 있기 때문.
한전측은 『인상억제라 해도 고급간부 일부는 해당될 수 있으나 요즘 분위기로 봐서 전반적으로 임금인상폭을 크게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 토개공 역시 아직 정부방침 등이 전혀 시달된 바 없으나 본부장급이상의 극히 일부에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굳이 언급을 회피.

<새 협상 대책난감>
★…한은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정부의 한자리수이내 임금인상 억제방침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 그러나 노조와의 타협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걱정하는 빛이 역력.
한은관계자는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방침을 받은 바 없지만 국가공무원 3급에 해당되는 부장급 이상의 임금인상 동결결의를 얻어내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그러나 노조와 올해 임금협상을 지난달 초에 간신히 끝냈는데 두 달도 못남은 1월말까지 한자리수 임금인상으로 새 협상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부담을 느낀다』고 고민을 토로.
시중은행 역시 정부투자기관은 아니지만 공익기관으로서 정부의 뜻을 수용하겠다면서도 노조의 존재 때문에 한은과 똑같은 고민 중.

<"경제회복 도움주자">
★…현대그룹은 민간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과장급이상 임직원의 내년도 임금은 동결키로 결정.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은 12일 오전 정례직원회의에서 『내년도 우리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현대그룹은 과장급이상 전임직원의 임금을 동결,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효성엔 일단 의문>
★…업계에서는 임원들의 임금동결 문제를 정부가 앞장서 추진하면 내년도 임금협상을 앞두고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쪽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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