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 3700가구 이달 말부터 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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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 일대 판자촌이 사라진 자리에 370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며 판자촌이 몰려 있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 일대가 초대형 아파트촌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난곡 재개발지구 입주는 뉴타운 등 인근 개발 호재와 맞물려 그동안 소외됐던 관악산 주변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인근 제일공인 김선명 사장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 지역에 대규모 개발이 벌어지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졌다"며 "난곡 아파트촌이 주변 주택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3700가구 대단지 탈바꿈=1구역과 7구역 등 두 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됐는데 이달 말 1구역에 관악산뜨란채가 착공한 지 3년 만에 먼저 입주한다. 뜨란채는 2500여 동의 판자촌 자리인 신림7동 산 101번지 일대 5만2000평에 지어진 3320가구다. 일반 아파트 24~44평형 2810가구와 임대 17평형 512가구다. 13~20층 43개 동이다.

쾌적성에서 돋보인다. 북쪽을 제외한 삼면이 관악산으로 둘러싸였고, 관악산 자락을 따라 단지가 배치됐다. 경사지엔 인조암이 만들어져 있다. 2.4km의 단지 내 산책로를 따라가면 관악산으로 이어진다. 지하주차장을 14개나 갖췄고, 체육관.피트니스센터 등 편의시설을 비롯해, 동사무소.파출소 등 공공기관도 단지 안에 들어선다. 대단지이지만 입주 무렵의 여느 단지와 달리 매물이 귀한 편이다. 대부분 입주하려는 실수요자들이고 투자자들도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물건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가격은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24평형이 2억~2억5000만원, 34평형이 3억~4억원, 44평형이 5억~6억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관악산 바로 옆인 222~228동의 남향 가구가 가장 비싸다. 2004년 4월 분양 때 가격은 평당 740만~850만원이었다. 분양 당시에는 난곡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작아 청약 경쟁률이 3대 1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입주가 다가오면서 쾌적한 주거환경, 대단지 등으로 분양가에 비해 최고 50%가량 올랐다. 상승률이 이 기간 관악구 아파트값 평균(7.9%)의 6배다.

상가도 활기를 띤다. 인근에 도로 확장 등으로 상가가 들어설 자리가 별로 없어 단지 내 상가가 상권을 독식하고 있다. 30여 개 점포가 들어선 단지내 상가 1층 점포의 임대료가 보증금 5000만원, 월 350만~400만원선이다.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선인 1층 점포의 매매가는 평당 7000만원까지 올랐으나 매물이 없다.

뜨란채에 이어 다음달 말 7구역에서 대우건설이 지은 신림2차푸르지오가 입주한다. 23~40평형 349가구로 뜨란채에 비해 단지 규모가 적어 가격은 다소 낮다.

◆ 경전철 지나고 인근 뉴타운 개발=난곡 지구 입주와 함께 이 일대가 대규모로 개발된다. 교통난이 해결되면서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다. 현재 2~4차로(폭 15~28m)인 난곡로가 6차로(폭 26~49m)로 확장되고 그중 가운데 2개 차로에서 도로를 달리는 경전철인 GRT(유도고속차량)가 달린다. GRT는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으로 이어진다. 2008년 완공될 예정이다. 관악산을 지나 광명과 양재로 연결되는 강남순환고속화도로도 인근에 2008년 들어선다. 난곡 옆에 뉴타운이 개발된다. 신림동 1514번지 일대 16만여 평이 3차 뉴타운으로 지정돼 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다.

서울대 인근이고 관악산을 끼고 있어 개발 기대감이 높아 신림뉴타운 예정지역의 재개발 지분(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권리) 시세가 연초보다 평당 300만원가량 오른 평당 1300만원선이다. 행운공인 이재용 사장은 "난곡지구가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주변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지만 개발 초기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뉴타운의 경우 6평이 넘는 땅에 대해 강화된 토지거래허가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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