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선 "한미동맹 강화" 다른 쪽선 "한미동맹 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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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이른바 보수.진보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각각 따로 집회를 열었다.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4000여 명은 서울 종묘공원에서 '북핵.미사일도발 규탄, 한.미동맹 강화 국민대회'를 개최했다(사진위). 비슷한 시간 광화문 KT건물 앞에선 한총련과 통일연대 등이 '반미 자주 반전평화 결의대회'를 열었다. 안성식 기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종묘공원에서 '북핵.미사일 도발 규탄대회'를 열고 거리행진에 나선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4000여 명이 "한.미 동맹 강화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자는 주장은 한.미 공동방위체제를 허물고 북한의 도발을 허용하자는 것"이라며 "친북좌파.반미세력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또 집회 도중 인공기를 불태우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교보빌딩에서 100m 남짓 떨어진 광화문 KT 앞에서는 한총련과 통일연대 소속 3000여 명이 '반미반전 평화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대북 제재의 필연적 산물"이라며 "정세를 악화시키는 미국의 전쟁훈련을 중단하고 한.미 동맹을 파기하라"고 주장했다. 또 전시 작전통제권 즉각 환수, 평택 미국기지 이전 반대도 외쳤다.

이날 양측의 집회가 비슷한 시간에 열렸지만 경찰이 44개 중대 4400여 명의 전.의경을 집중 배치하는 등 통제에 나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 뒤 한총련과 범청학련, 실천연대 등 소속 5000여 명은 이날 저녁 다시 연세대에 집결해 '8.15 통일 대축전'을 강행했다. 연세대 측은 행사가 열린 노천극장과 대강당에 단전조치를 취했고, 일부 학생은 정문 앞에서 1인 반대시위를 벌였다.

15일에도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진보진영 양측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라이트코리아와 나라사랑시민연대 등 150여 보수단체로 구성된 '범보수연합'은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광복 61주년 및 건국 58주년 8.15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이에 맞서 한총련 등 이른바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전 대학로와 용산에서 각각 출발해 광화문까지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행진'을 벌인 뒤 오후 2시엔 9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범국민대회'를 연다.

한애란 기자<aeyani@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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