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탄력있는 화음 선사"|내한공연 갖는 프라하 심퍼니 지휘자 벨로흐라벡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프라하 심퍼니가 큰 기대 속에 맞는 첫 한국 공연이 체코와 한국 국민들에게 우정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특히 제 경우 내년 9월1일부터 바출라프 노이만의 뒤를 이어 체코필의 상임지휘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 서울공연은 지난 13년간 함께 호흡해온 프라하심퍼니와의 마지막 해의 공연이 되는 셈이어서 더욱 각별한 느낌입니다.』
9, 10일 오후7시 예술의 전당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체코 프라하심퍼니 오키스트라의 지휘자 이리 벨로흐라벡(43).
지난달 21일부터 일본의 14개 주요도시를 순회공연중인 그는 체코의 대표적 작곡가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서울에서도 연주하게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나의 조국』, 그 중에서도 제2부「몰다우강」은 체코 국민의 큰 자랑이며 상징으로서 히틀러 치하에서도 이 곡을 연주하거나 듣는 것은 체코인들에게 더할 나의 없는 위안이었다.
『격동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코가 반드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가리라는 확신을 갖고 이 곡을 연주하겠습니다.』 프라하에서 첫번째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직후 해외공연에 나선 「애국시민」의 절절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그는 체코가 「한계가 있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음악에 있어서만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음악인들이 안심하고 연주에 몰두할 수 있을 만큼 체코의 관객층은 매우 두터워 프라하 심퍼니나 체코 필의 경우 연주회입장권이 언제나 매진될 정도』라고 자랑했다.
한편 프라하 심퍼니와 체코 필의 특징에 대해 『현악기의 경우 프라하심퍼니는 매우 섬세하면서도 탄력이 있고, 체코 필은 광대한 파도가 밀어닥치는 듯한 힘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동경=방인철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