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도 미분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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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부산의 대표적 신도시로 개발되는 정관지구의 계약률이 크게 낮아 건설사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분양 업체들은 영업비밀이라며 계약률을 쉬쉬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건설사별로 20~30%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크게 가라앉으면서 수도권을 뺀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1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6만4365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이 9343가구, 나머지 지역은 5만5022가구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5만5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1999년 6월(5만7808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미분양은 33% 급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증가율은 8.7%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실제론 미분양 주택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률이 낮을수록 분양이 안 되는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지방자치단체에 미분양 물량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부산.대구.광주 등은 거래 마비라 할 만큼 분양이 어렵다"며 "수도권을 빼면 처음 6개월간 초기 분양률은 10~20%대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분양권 전매 및 주택담보대출 제한 같은 첩첩 규제의 후폭풍이 지방에도 몰아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에 이어 '부동산 투자 1번지'로 꼽히는 강남권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생겨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방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지은 유쉘 아파트 31평형은 현재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고, 송파구 풍납동의 한진로즈힐도 총 114가구 규모로 지난달부터 입주가 이뤄졌지만 44평형 중 일부는 아직 주인을 못 찾았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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