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단」 타결 또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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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1일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제6차 실무대표 접촉에서는 회담의 최대난관이었던 예술단 규모문제에 있어 우리가 북한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타결되는 듯 했으나 막바지 세부절차 문제에서 이견을 드러내 끝내 완전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5시 10분 회담을 끝내고 오는 27일 오전 10시 제7차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관계기사 3면>
북한측은 이날 우리측의 거듭된 양보에도 불구, 예술단의 서울공연에서 혁명·가극 『피바다』『꽃 파는 처녀』등을 공연하겠다고 나서는 등 고향방문단 교환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 오는 12월8일로 예정된 제2차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과 12월15일의 제 11차 적십자 본회담의 연내실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북측은 이날 오후3시 속개된 회의에서 갑자기 고향방문단은 서울과 평양출신의 이산가족을 50%이상 포함시키고, 반 외세 계급투쟁을 고취시키는 목적의『꽃 파는 처녀』『피바다』등을 공연하기 위해 공연시간을 3시간으로, 공연횟수를 4회로 늘리자고 제의해왔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지난 85년 1차 방문단 교환 때보다 인원이 6∼7배 늘어난 3백 명(북)∼3백50명(남)이나 되는데 서울과 평양출신을 위주로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우리측은 또『북측이 굳이 공연내용물을 김일성이 창작했다고 주장하는「꽃 파는 처녀」「피바다」로 하겠다는 것은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라는 인도주의 사업보다는 정치선전에 더 뜻이 있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우리측은 그러나 공연횟수를 3회(당초2회)로, 공연시간을 2시간30분(당초 2시간)으로 하자고 수정제의 했으나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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