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주택가 서랍에서…체감 43도 버틴 신생아 기사회생

미국 시카고 주택가에 버려진 서랍 안에서 신생아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NBC]

미국 시카고 주택가에 버려진 서랍 안에서 신생아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NBC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15분께 도시 북서부 주택가 골목에 방치된 서랍에서 유기된 신생아를 구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아기를 시카고대학 부설 어린이 병원으로 옮겼다. 응급 처치를 받은 아기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아기를 발견한 여성은 "길을 가다 길가에 놓인 서랍을 봤다. 서랍장을 '재활용할 수 있을까'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는데 서랍 안에 아기가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여성은 "아기 입에는 토사물이 가득 차 있었다"며 "아기 발에 손가락을 대보니 아기가 몸을 움직여 신고했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주택가에 버려진 서랍 안에서 신생아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NBC]

래리랭포드 시카고 소방청장은 "아기가 행인에게 발견돼 천만다행"이라며 "날씨가 무척 더워 조금만 늦었더라면 결말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카고 지역은 체감온도는 43도를 웃돌았다.

더구나 이날이 해당 지역 쓰레기 수거일이라 하마터면 아기가 서랍장에 든 채 쓰레기차에 버려지는 참극이 벌어질 뻔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는 2001년 발효한 '안전한 피난처 법'(Safe Haven law)에 의해 신생아를 안전하게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후 30일이 지나지 않은 아기를 병원·경찰서·소방서·응급 의료시설 등에 맡길 경우 아무런 법적 구속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해 아기가 위험에 처해 있었다고 경찰이 판단할 경우 아기를 유기한 사람은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