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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반토막 났는데…文, 대책도 없이 "접종속도 높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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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해왔던 모더나사(社)의 코로나 백신 도입량이 알려졌던 분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접종 속도를 높이라”고만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주재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백신을 소수의 해외 기업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백신 수급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외 기업’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8월 중 도입하기로 했던 850만회 분의 모더나 백신의 확보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 대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해외 기업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글로벌 허브 전략을 힘있게 추진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대안으로 제시한 국산 백신 개발이나 백신 생산 거점화는 당장의 백신 위기 극복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특히 공교롭게도 이날 대규모 공급 차질 사실이 확인된 모더나 백신은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이 최고경영자와 통화한 뒤 “백신 4000만회 분을 2분기부터 공급받기로 했다”며 성과를 직접 홍보했던 백신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모더나 CEO와의 통화 사실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당시 강하게 제기됐던 백신 늑장 확보 비판 여론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고 있다. 청와대는 당시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백신 확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고 있다. 청와대는 당시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백신 확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제공=청와대]

 그러나 모더나 백신 도입량이 반토막이 난 이날 문 대통령은 8개월전의 대대적인 홍보전과 달리 공급 약속을 어긴 ‘모더나’이 이름도, 추가 공급 대책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백신 접종률을 높이라”는 말만 여러차례 반복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방역'과 현재의 '백신 접종률'에 대해 또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방역에 대해선  “(코로나)확산세를 꺾지는 못했어도 급격한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우리의 방역ㆍ의료 체계 안에서 코로나를 관리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최근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40% 이상의 국민들이 1차 접종을 끝냈고, 추석 전 3600만명 접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며 “집단 면역의 목표 시기도 앞당기고 백신 접종의 목표 인원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모더나 백신 도입 차질과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모더나 백신 도입 차질과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고강도 방역조치는 단기간에 한시적으로 쓸 수 있는 비상조치일 뿐 지속 가능한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코로나 확산세를 잡아나가면서 동시에 백신 접종률을 높여나가야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도 힘드시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눠야 할 무거운 짐으로 인식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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