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특수 정찰기들이 바삐 움직였다.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의 항공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인 게르욘(Gerjon)에 따르면 미국 공군의 WC-135W 콘스탄트 피닉스가 영국의 미든홀 공군기지를 이륙한 뒤 기수를 동쪽으로 돌렸다.
이후 네덜란드→독일→폴란드를 거쳐 발트해를 향해 북쪽으로 날아갔다. 발트해 위를 여러번 돈 WC-135W는 다시 미든홀 기지로 되돌아갔다.
WC-135W는 동체 옆에 달린 대기 표본수집 장비를 통해 공기 중에 떠도는 방사성 물질을 포집하는 특수 정찰기다. 냄새를 맡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스니퍼(킁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미 공군도 2대만 갖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즈음해서 한반도로 자주 출동한 경력이 있다.
WC-135W가 발트해에 나타난 이유는 둘 중 하나다. 러시아가 핵실험을 했거나, 아니면 핵유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핵실험을 벌였다는 정황은 없다.
다만 러시아 해군 소속의 핵추진 유도미사일 잠수함(SSGN)인 오렐함과 관련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이 잠수함은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자력으로 항해를 못 하고 표류하고 있었다. 추진 고장으로 보인다.
현재 덴마크 영해로 떠내려와 민간인이 사진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은 예인선과 구축함을 보내 오렐함을 구조하고 있다.
오렐함은 역대 최악의 잠수함 사고인 쿠르스크함(2000년 침몰ㆍ118명 사망)과 같은 Oscar-Ⅱ급 잠수함이다. 내부 원자로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동쪽에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이 이륙해 남쪽으로 향했다. 일본의 항공기 추적 트위터 계정인 킴쿠레골프9은 RC-135S는 대만과 필리핀 중간의 바스 해협을 지나 남중국해로 비행했다.
미국도 3대만 RC-135S는 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먼 거리에서 미사일의 동향을 살필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할 때마다 가데나에 전개됐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한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