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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방 분권 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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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융 지방 분권화」를 향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자제 실시를 앞두고 지방에 근거지를 둔 은행·투신·리스사 등 각 금융 기관들이 속속 설립, 영업에 들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영업을 시작했거나 개점 예정인 금융 기관만도 동남·대동 등 2개 지방 은행과 환은·조흥·서은·중앙·한미·신보·경남·경인 등 8개 지방 리스사, 한일·중앙·한남·동양 등 4개 투신사가 있으며 제일 투신은 다음달 1일 영업을 시작한다.
이중 금융 지방 분권 시대 도래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은 부산의 동남, 대구의 대동 등 지방에 분점을 둔 시중은행들.
이들은 특히 본거지 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있는 중소 기업체 (전체 제조 업체의 98·6%) 에 대한 금융을 담당할 중소기업 전담 은행으로서 앞으로의 활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부산 동남 은행은 총자본금 1천억원 중 30%를 국민·중소기업은행·생보·단자사 등이 투자하고 나머지 70%는 부산·경남지역 주민·상공인들로부터 공모했다.
동남은행은 특히 영업 개시일부터 기업에 대한 대출 최고 금리를 12·25%로 설정, 기존 시중은행의 13%(14일 정부의 금리 인하 조치전)보다 0·75%포인트 낮춰 잡고 차등 금리 폭도 기존 시중 은행이 0·5%씩 5단계로 되어있는 것에 비해 0·25%씩 6단계로 늘려 기업에의 금융기회를 확대하는 등 기존 은행과의 금리 인하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개점 첫날인 1일의 총 수신고는 은행 계정 5천8백70억원, 신탁 계정 1천1백50억원 등 모두 7천20억원을 기록했다.
동남은행은 현재 부산 범천동 본점 영업부외에 온천동·장림동 지점 등 부산에 2개, 충무로·여의도 지점 등 서울 2개로 모두 4개 지점을 열고 있는데 올해 안으로 부산 (6개),경남(1개),경인지역(1개) 에 8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 영업을 점차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구의 대동 은행은 지난 7일 영업을 시작했는데 지난 9월1∼9일간 7백억원 증자에 대한 공모주 청약 결과 모두 6천6백억원이 예탁, 평균 9·43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동은행은 대구 은행장 출신인 권태학 행장 외에 경력 직원 3백6명, 신입 행원 1백91명 등 모두 4백97명의 인력을 확보해 우선적으로 대구·경북 지역, 서울·경기 지역의 영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지점망은 현재 개설중인 대구 본점과 서울 충무로 지점 외에도 올해 안에 포항 지점과 대구내 3개 지점 등 모두 4개 지점을 새로 열고 내년까지는 대규모 공단이 있는 중소도시에도 점포를 열어 모두 20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달 말께까지 대부분 영업을 시작하게 될 신설 지방 투신사들에 대한 지방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한일 (인천) , 중앙 (대전), 한남 (광주) , 동양 (대구) ,제일 (부산) 등 5개 지방 투신사들은 총 자본금 3백억원을 해당 지역 주민과 상공인들이 각각 50%씩을 출자, 이미 설립등기를 마치고 제일투신 (12월1일 개점) 외에는 모두 이달 중에 영업을 시작한다.
한일 투신 (28일 개점)은 인천 외에 경기·강원 지역을 영업 대상 지역으로 하는데 인천 본점과 서울 서초·수원·원주·성남 등에 각각 개설 준비위를 2O여명씩으로 구성, 개설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또 중앙 투신 (23일 개점)은 충남북, 한남투신 (21일 개점) 은 전남북·제주, 동양투신(17일 개점)은 경북, 제일 투신 (12월1일 개점) 은 경남을 각각 영업 지역으로 하는데 본점과 서울 지점 외에 이들 지역에 1∼3개씩의 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들 신설지방 투신 5개사가 운용할 수 있는 펀드규모는 각 사별로 주식형 편드가 5천억원, 공사채형 펀드가 5천억원씩 1조원인데 5개사를 합하면 모두 5조원이다.
따라서 이들이 영업을 개시하게되면 한국·대한·국민 등 기존 3개 투신사와 지방투자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소재 중소기업들에 기계 설비 자금 등을 리스해 주는 8개 지방 리스사들도 이달 중으로 모두 영업에 들어간다.
지난 15일 문을 연 환은 리스는 자본금이 2백억원으로 8개 리스사중 가장 많다. 안양 본사에 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내년께면 서울·부산 등에 지점도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청주에 본점을 두고 있는 중앙 리스는 지난 9일 33명의 직원으로 출발, 일단 충북 지역의 영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지만 청주 내에는 공업 활동이 미미하고 업체수도 얼마 안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개점한 마산의 경남리스는 마산뿐만 아니라 부산·울산 등 같은 경제권에 있는 지역으로 점차 영업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지만 신설될 예정인 부산의 상은 리스와 개발리스·산업리스의 부산 지점들과 일단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전주의 신보 리스가 지난 10일, 성남 서은 리스가 11일, 조흥 리스 (부천) 13일, 한미 리스 (수원) 도 l6일에 각각 문을 열었으며 인천의 경인 리스는 이달 20일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준봉 환은 리스 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 비율이 지난 10월 35%에서 50%로 늘어남에 따라 기존 리스사들이 중소기업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 하고있다.
신설 리스사들도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 위주의 영업 방침을 택함에 따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이들 신설 지방 금융 기관들은 기존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지방자금의 서울 집중 방지로 지방 금융 및 경제가 활성화될 뿐 아니라 금융 기관간 경쟁이 오히려 금융 상품의 다양화, 새로운 금융 서비스 개발 등을 부추기는 긍정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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