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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필요한건 수출 마인드 … 배포 큰 인재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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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STX는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조선.해운 전문 그룹이다. 이 그룹의 강덕수 회장은 2001년 5월 옛 쌍용중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STX조선(옛 대동조선).STX팬오션(옛 범양상선) 등을 잇따라 사들여 사세를 키웠다. 2001년 485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조4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지주회사 격인 ㈜STX 산하에 조선.해운.엔진.에너지.건설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70% 가까이를 수출에서 벌어들였다.

◆회사는 젊고 기회는 많다=STX그룹 임직원의 평균 나이는 35세 안팎으로 비교적 젊다. 이 때문인지 회사 분위기는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 지난해 그룹 법무팀에 입사한 황준성(28) 주임은 "업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의견을 제기해도 선배들이 질책하지 않고 자료를 주며 더 알아보라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이 그룹에선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을 넘겨 야근하는 사람이 꽤 있다. 시차가 다른 외국업체들과 협의해야 할 일도 많지만 자신의 업무계획에 따라 밤샘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 STX팬오션 기획실에 근무하는 최용필(27) 주임은 "밤늦게까지 근무하면 다음날 낮에 출근하도록 회사가 배려한다"고 말했다.

◆'끼'와 글로벌 감각을 본다=STX는 그룹에서 사람을 뽑아 계열사에 배분한다. 채용인원의 절반가량은 조선과 해운에, 나머지는 다른 계열사에 배치된다. 원서 접수 때 지원자가 밝힌 근무 희망 회사에 배치하는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그동안 새로 사들인 기업의 조직을 개편하고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느라 신규 채용이 적었지만 지난해부터 많이 뽑고 있다. 지난해 모두 400명을 뽑았고 올 상반기에 150명을 더 채용했다. 10월 공채 때는 250~300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신입 사원을 채용할 때 중시하는 것은 진취성과 창의성이다.

김만욱 ㈜STX 인력개발본부장은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스스로 일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역사가 짧은 데다 현재도 끊임없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글로벌 마인드도 중요한 평가 요인이다. 수출 비중이 크고, 앞으로 해외 사업을 더욱 키우려는 것이 그룹의 주요 경영전략이다. 채용은 서류 심사와 1차 면접, 영어회화, 적성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등 모두 6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최근 영어 면접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회사 측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지역 언어 전공자를 많이 뽑을 계획이다.

◆신입사원 육성에 공들인다=강 회장은 '신입사원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자주 말한다. 신입 사원들은 9박10일간의 해외 교육 프로그램인 '해신 챌린저'를 받는데 이 교육엔 강 회장도 빠짐없이 참여한다. 이 기간 동안 신입사원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의 대표적 도시와 주요 기업을 탐방하며 국제 감각과 도전정신을 익힌다. 각 계열사 사장들도 수시로 신입사원과 공식.비공식 모임을 열고 새내기들을 챙긴다. 신입 사원이 회사 생활에 빨리 적응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맡은 분야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급적 기회를 많이 준다. 입사 및 연수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들면 별도의 보너스를 준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배우는 'e-러닝 시스템'과 국내외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취득할 수 있는 '글로벌 MBA'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9일 입사한 이재승(24.㈜STX 기계플랜트팀)씨는 "선배들이 면접 때 따라다니며 어려운 점을 해결해 주려는 모습을 보고 신입사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 STX Q&A

신입사원 초봉은? 3500만 ~ 3700만원이에요

Q: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A:계열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신입사원의 연봉은 3500만~3700만원이다.

Q:지방근무가 많은 것 같은데.

A:계열사별로 다르다. ㈜STX와 팬오션 등은 서울 본사에서 대부분 근무한다. 조선은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 경남 진해에 있는 조선소에서 근무한다. 엔진과 중공업.엠파코는 경남 창원에 자리 잡고 있다.

Q:색다른 복리후생 제도는.

A:대부분의 계열사가 전 직원에게 복지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자기계발.문화생활 등을 할 때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한도액은 직급별로 다르다.

Q:보다 자세한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A:먼저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운영하는 다음카페(http://cafe.daum.net/stx9th)나 싸이월드 클럽(http://club.cyworld.com/stx)에 가면 회사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Q:하반기 채용 계획은.

A:200명 이상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별도로 50여 명 규모의 경력사원 충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 신입사원

'철강 여인' 의 꿈

㈜STX 에너지철강본부 철강사업팀에서 일하는 장진경(24.사진)씨는 올해 1월에 입사했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철강을 수입해 조선.중공업.엔진 등의 계열사와 다른 업체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그는 러시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대학에서 1년간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2001년 귀국해 연세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주특기인 러시아어 실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STX에 지원했다고 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젊은 회사라는 점도 선택의 기준이 됐다. 사실 원서를 낼 때만 해도 주변에선 '남자들의 영역인 철강 무역, 그것도 해외 영업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7개월여가 지난 지금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한다. 3개월간의 수습 기간 중 회사 선배가 후견인(멘토)을 맡아 업무를 빨리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줬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술을 못해 회식 자리가 두려웠는데 선배들의 배려로 그런 걱정을 안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취업 전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각종 무역상담회에서 러시아어 통역 도우미로 활동했다. 입사해 보니 자신이 가고 싶은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장씨는 "가장 유망한 신흥시장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러시아와 한국을 잇는 여성 해외 영업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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