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균형성 잃은 국내 재생에너지, 에너지 믹스에 대한 고찰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5:42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한규성

수 억 년 전 대기 중의 고농도 이산화탄소는 미생물과 식물에 의해 고정되었다가 석탄과 석유로 영구히 봉인되었다. 우리 지구는 이 과정을 통해 인류가 생존하기에 적합한 대기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후 인류가 등장한 과거 500만 년이라는 세월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불과 250년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석탄과 석유를 꺼내 쓰기 시작하면서 봉인되었던 이산화탄소가 대규모 방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이지 않는 것이 중요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이는 방출 방식은 곤란한 것이다. 석탄과 석유 사용을 피해야만 하는 이유다.

그러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사용이 우선되어야 하며 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바이오에너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다만 재생에너지원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우리나라가 필요한 에너지 총량을 감당할 능력은 없다. 따라서 서로 보완재로서 역할을 나누어야 한다.

최근 바이오에너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이오매스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느냐고. 물론 나온다. 그렇지만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이 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므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산림바이오매스의 REC 발급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란 산림바이오매스가 전기 생산에 기여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로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는데 산림바이오매스 산업을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이 경우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 공급원을 적절히 혼합 사용해 에너지원간 공급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에너지 믹스’라는 대명제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이는 산림바이오매스가 재생에너지의 한 줄기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보여진다. 실제 국내산 산림바이오매스가 우리나라 전기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남짓인데, 마치 모든 산림을 태워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잘못된 정보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에 있어서 선진국이라 자부해도 좋다.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바이오 전기를 생산한다.

그동안 건축과 가구 제작에 필요한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나무를 수확하게 되면, 쓰지 못하는 잔가지나 굽은 줄기 등은 산에 남겨둔 채 작업을 마쳤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에너지 생산에 사용하겠다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이라는 세계 최초의 정책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우리의 정책을 눈 여겨 본 유럽은 최근에 ‘EU 산림전략 2030’에 이런 개념을 구체화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란 낮은 품질과 높은 수거비용으로 다른 목재산업에서는 이용이 어려워 산림 등에 방치된 것을 일컫는다. 숲에 방치할 경우 산불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거나 병충해의 온상이 되고 있다.

또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이용하지 않을 경우 산불 또는 부패로 인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 얼마나 아까운 일인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도 힘든 여정이지 않는가? 외국으로부터 대규모로 목재펠릿을 수입하여 이용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우려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까지 똑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산림바이오매스의 올바른 이해와 함께 바람직한 방향으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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