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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또 이맘때 나타났다…"8·15 국민대회" 외친 전광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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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및 국민특검 전국변호사단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및 국민특검 전국변호사단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조치에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4차 대유행'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데 이어, 광복절 집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증경대표회장이 담임 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지난해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차 대유행’에서 집담감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향후 사랑제일교회의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서울시 “운영중단 위반하면 시설폐쇄”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형 상생방역(시범사업)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형 상생방역(시범사업)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21일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방역수칙 위반 교회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와 운영중단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이번에 또 위반하는 교회가 발생하는 경우엔 과태료 부과나 운영중단에 더해 시설폐쇄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선 “자치구(성북구)에서 비대면 예배를 하도록 설득 중이며, 교회 관계자와 신도들에게도 방역 수칙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대면 예배를 하다 적발된 서울 내 종교시설은 총 14곳이다. 이중 사랑제일교회가 주목받는 건 대면 예배 규모가 150여명으로 큰 데다, 전광훈 담임목사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한 불복을 공식화해서다. 전 목사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배·집회 금지 명령은 헌법과 국민저항권보다 위에 서서 군림하려 하는 짓”이라며 “사기 방역과 종교·집회의 자유만 전면 금지한 명백한 헌법 위반에 대해 끝까지 불복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대유행 '도화선'…우려되는 과거

지난해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목사의 발언이 우려스러운 건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뇌관으로 작용한 전력(前歷)이 있어서다. 지난해 8월 사랑제일교회,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고양시 반석교회 등 수도권 교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쏟아졌고, 전 목사를 비롯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도는 광복절 도심 집회에까지 참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22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168명이었다.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 중 287명의 치료비 5억6000만원에 대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전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역시 전 목사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고, 방역당국에 출입자 명단을 제출하면서 전 목사의 이름을 누락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21일 0시 기준 서울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총 604명으로 코로나 국내 상륙 후 두 번째로 많았다. 전국 확진자 수는 178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직 확진자 없어” 지자체 처벌 고심 

그러나 지난해 수준의 조치까지 고려하는 건 아직 이르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랑제일교회가 대면 예배 금지를 위반한 건 맞지만, 이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에 비대면 예배로 권유, 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도들이 교회 진입을 강행할 경우 물리적으로 이를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처벌은 계속 무거워진다.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 제42조의 기준을 보면 운영중단 기간 중 반복해서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운영중단이 3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고, 이후엔 폐쇄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여러 방역조치를 중복해서 위반하면 그중 무거운 처벌(과태료 등)이 내려지고 나머지 처벌의 2분의 1이 가산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최악의 경우엔 경찰고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 목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8월15일 국민대회를 통해 혁명을 완성할 것”이라며 광복절 집회까지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다음 달 14일부터 사흘간 신고된 서울 시내 진보·보수단체 집회를 모두 금지키로 하고 집회 금지를 통보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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