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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학생 살해범, 엄마 前남친이었다…CCTV속 침입 순간[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8일 오후 3시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 뒤편 담을 뛰어넘은 남성 2명이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이들은 양쪽 벽을 손으로 짚어가면서 사람이 통과하기 어려운 좁은 길을 따라 사라졌다. 약 8시간 뒤 이들이 침입한 주택에서 A군(16)이 숨진 채 발견됐다.

CCTV 영상에서 안전 취약한 뒷편 담 넘어 침입한 모습 담겨

20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1시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군의 살인 혐의 용의자인 B씨(48) 등 2명이 같은 날 오후 3시쯤 범행 현장에 침입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확인됐다.

A군의 어머니는 과거에 동거인이었던 B씨에게 결별을 통보한 이후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3일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했었다. 경찰은 지난 8일 ‘안전 취약지점’이라고 지목된 주택 뒤편에 CCTV를 설치했고 범행 당일 녹화된 영상이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을 보면 이들은 지붕 높이의 옆집 담을 뛰어넘어 A군이 혼자 머물고 있던 주택으로 침입했고 A군을 살해한 뒤 같은 경로를 이용해 빠져나갔다.

경찰은 이 영상을 근거로 B씨 등 2명을 유력한 살인 혐의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해 지난 19일 이들을 모두 붙잡았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근거로 이들이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지인과 공모해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남성 A씨가 도주 하루 만인 지난 19일 오후 8시57분쯤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지인과 공모해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남성 A씨가 도주 하루 만인 지난 19일 오후 8시57분쯤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경찰 관계자는 “2명이 집 대문이 아닌 안전에 취약한 뒷문으로 침입했고 범행 현장 상황도 계획범죄에 가깝다”며 “다만 당초부터 아들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기보다 어머니에 대한 감정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에 붙잡혀 연행되는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하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나 범행 동기를 묻자 “나중에 말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의 신변 보호 요청에 따라 대문과 주택 뒤편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거주지 주변 순찰도 강화했지만, B씨 등은 경찰의 순찰이 없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또 지난 4일에는 법원에서 B씨에게 A군 어머니 등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도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에게 긴급출동 요청이 가능한 ‘스마트 워치’를 지급했지만, 아들에게는 재고가 없어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B씨 등의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수사한 뒤 오는 23일 B씨 등 용의자들에게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인 B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반면 공범인 C씨(46)는 자신의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어 추가 증거자료를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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