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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효과'로 4위 오른 최재형, 윤석열과 반대의 길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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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과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어 20일엔 국민의힘의 ‘젊은 입’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여전히 장외 행보를 하고 있는 야권 대선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 잔디밭에서 국민의힘 임승호·양준우 대변인, 김연주·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을 만났다.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를 통해 선발된 대변인단이다. 최 전 원장은 “당원들의 목소리, 젊은 청년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대변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입당한 이후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같은 당 김미애 의원과 부산 봉사활동, 19일 오 시장 회동, 이날 대변인단 간담회가 이어졌다. 오는 22일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난다. 최 전 원장은 대변인단과 간담회에선 입당 계기에 대해 “가장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힘이었다”며 당원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미애 의원실 제공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미애 의원실 제공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컨벤션 효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최 전 원장 입당 직후인 지난 16∼1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최 전 원장은 전 주보다 3.1%포인트 오른 5.6%를 기록했다. 여야 합쳐서 4위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30.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최 전 원장은 간담회에서 지지율 상승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 뜻이 거기에 반영돼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경선 주자들 중에서 나이는 많지만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행보는 윤 전 총장과 상반된다. 높은 지지율로 출발한 윤 전 총장은 당 밖에서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만나며 움직이고 있다. 이날은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했다. 반면 낮은 지지율로 출발한 ‘정치 초보’ 최 전 원장은 속전속결로 입당해 당내에서 조력자를 찾고 있다. 최 전 원장은 간담회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기왕 국민의힘에 들어온다고 했으면 재고 들어가기보다는 (바로 입당하는 것이) 제가 살아온 원칙에 맞다고 생각했다”며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 세번째) 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양준우 대변인, 최 전 감사원장, 황보승희 의원, 임승호 대변인, 김연주 상근부대변인, 김영우 전 의원. 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 세번째) 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양준우 대변인, 최 전 감사원장, 황보승희 의원, 임승호 대변인, 김연주 상근부대변인, 김영우 전 의원. 뉴스1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진영 전체가 최 전 원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인정하는 순간 지지율은 크게 오를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이제는) 입당을 해서 우리 당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청해부대 장병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해 “가장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아무 말씀도 안 하고 계신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대통령이란 자리는 모든 것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인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이 정치에 참여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여권이 최 전 원장을 향해 ‘입양을 언급하지 말라’고 공세를 펼치자 최 전 원장이 입양한 큰아들이 이날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아들 최모씨는 “(입양이)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며 “아빠가 이런 점(입양한 사실)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많은 아이들이 저처럼 극복할 수 있는 발판과 밑거름을 얻을 수 있고 사회 인식도 바뀌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더 많이 언급해달라.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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