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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안정화 했다더니 먹통, 50대 백신 예약 세번째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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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또 먹통 사태를 빚었다. 예약 대상 연령을 더 세분화하고, 사전에 두 차례에 걸쳐 서버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53~54세 시작하자 연결거부 메시지 #오후 10시 재개 밝혔지만 장애 계속 #50대, 모더나 외 화이자도 사용 #접종기한 내달 25일서 28일로 늦춰

1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53~54세 백신 예약이 먹통이 되면서 이용자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방역 당국은 예약 개시 약 50분 만에 “서버를 긴급 증설하고 있다”며 오후 10시 예약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10시에도 예약 시스템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은 오후 8시 정각에 잠깐 접속되는가 싶더니 이내 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53세 김모씨는 “오후 8시에 맞춰 들어갔더니 ‘서비스 접속 대기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예상대기 시간이 떴다”며 “처음 5만3333명 대기였는데 대기자가 줄면서 접속이 되는가 싶더니 꽝이더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접속을 시도해 봤지만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안내가 뜨며 사이트 접속이 아예 안 됐다. 이날 기자도 예약이 개시된 오후 8시 정각에 접속하자 처음엔 예상대기 시간이 14분05초로 떴다. 앞에 3만410명이, 뒤에 4만1061명의 대기자가 있다고 뜨면서 “잠시만 기다리면 서비스로 자동 접속된다”고 안내되더니 시간이 흐르자 연결 거부 메시지가 나오며 장애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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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은 이날 오후 8시50분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현재 사전예약 접속자 쏠림으로 인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할 예정”이라며 “증설 작업은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시간 뒤에도 예약 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53세 직장인 정모씨는 오후 10시에 접속해 10여 분 만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오후 8시보다는 나은 듯한데 대기가 엄청나서 포기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도 서버가 예정된 시각보다 먼저 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부모 대신 접종 예약에 나선 20~30대들의 후기가 빗발쳤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오후 10시 이전 접속해 예약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날 예약에 앞서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서버 과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낮 12시~오후 2시, 오후 6~8시 두 차례에 걸쳐 서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50~54세 대상자를 일단 53, 54세부터로 쪼개 예약을 진행했음에도 먹통이 재발했다.

백신 예약 먹통뿐만이 아니다. 모더나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50대 접종 계획이 또 변경됐다. 26일부터 시작되는 50대 백신 접종에 예정됐던 모더나 외에 화이자 백신도 일부 사용되고 접종 기한도 다음 달 25일에서 28일로 연장된다. 대기업 자체 접종 백신도 모더나에서 상당수는 화이자로 바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백신 공급 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예방접종 시행을 위해 26일부터 시작하는 50대 연령층의 접종에는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도 추가해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7월과 8월에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의 총량은 당초 계획 대비 변동이 없지만 주별로 공급되는 공급 일정이 변경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달 23일부터 2주간 55~59세와 60~74세의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AZ) 2차 접종이 동시에 진행돼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간에 대규모 접종자가 몰리면서 과부하에 따른 오접종 사고가 잇따를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병원마다 예행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처음 접종하는 곳에선 용량이 백신마다 달라 헷갈릴 수 있으니 여러 상황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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