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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공세’ 파운드리 판 흔드는데…삼성, 미국 2공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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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반도체 공룡’으로 불리는 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냈다. 반도체 업계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재편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두 번째 미국 반도체 공장의 입지와 투자 시기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업체별 순위(지난 3월말 기준)는 TSMC(대만)가 1위(점유율 55%)다. 그 뒤를 삼성전자(17%)와 UMC(대만·7%)·글로벌파운드리(5%)가 잇고 있다.

“텍사스주 윌리엄슨 검토” 보도에 #삼성 “후보지 5곳 동일선상 검토 중” #천안 LCD공장, 반도체 전환도 부인 #1위 TSMC는 일본과 협력 움직임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19일 “기존 후보지를 접고 테일러와 새롭게 협상하는 게 아니라 다섯 곳을 동일 선상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설명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윌리엄슨 카운티에 위치한 테일러라는 지역을 공장 후보지의 하나로 보고 있다. 테일러는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의 북동쪽에 위치한 소도시다.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 후보지의) 결정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경쟁사의 움직임이 공장 부지 선정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남 천안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파운드리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윌리엄슨 카운티에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 서류에는 내년 1분기에 공장을 착공해 2024년 말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지금까지 업계에 알려진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 카운티 등 다섯 곳이다.

반도체 업계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파운드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파운드리 매출액이 94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1%가량 성장한다는 의미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300억 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TSMC는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에 연구단지와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강한 일본과 TSMC의 협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을 계속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 삼성전자가 생산기지의 다변화, 고객 확대 측면에서 미국 진출을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시스템 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한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 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경기도 평택에 파운드리 공장인 3라인(P3)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에 이 공장을 완공하고 2023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TSMC처럼 위탁생산만 하는 게 아니다. 설계를 같이하는 반도체 종합회사라는 점이 오히려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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