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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安 “연대” 김동연 “정치세력 교체”…제3지대가 심상찮다

중앙일보

입력

범야권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부터). 김경록 기자, [연합뉴스]

범야권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왼쪽부터). 김경록 기자, [연합뉴스]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야권 외곽 지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입당을 계기로 대선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당 밖 주자들은 제1야당과는 별개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제1야당 밖의 이른바 '빅 샷'들이 제3지대에서 연대를 모색한다면 여야 대결 구도로 짜인 대선 지형이 요동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입당 관련 입장은 0.1㎜도 바뀐 게 없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마이웨이’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5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제헌절인 17일에는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등 나 홀로 행보를 이어갔다. 최 전 원장의 입당으로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관계가 애매해진 상황이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16일엔 김영환 전 의원을, 18일엔 황준국 전 주 영국대사를 영입하는 등 캠프 덩치도 키우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제3지대(국민의당)에서 ‘메시지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난 7일 윤 전 총장과 만난 안 대표가 “정치·정책 면에서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내자 야권에선 “윤·안 연대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여야 대표의 재난지원금 합의 발표를 두고 13일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 행위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날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도 제3지대 행보를 본격화했다.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세력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 입당에 선을 긋더니, 16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제3지대에서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정오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중심)에서 오찬 회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정오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중심)에서 오찬 회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야당 일각에서는 “현재 구도가 장기화하면 야권 분열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야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에 잠재력을 무시 못 할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 ‘킹메이커’라고 불리는 김 전 위원장까지 모두 당 밖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지지율 총합 면에선 외곽 주자 그룹이 당 후보보다 월등한 게 현재 스코어”라며 “만약 외부 주자들이 마음먹고 공동 행동을 하면 당이 난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 전체의 판이 커졌다는 점에서 외곽 주자들의 독자 행보를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야권 중진 인사는 “단일화 성사를 전제로 보면, 오히려 각자 위치에서 세를 불리다가 하나로 합치는 게 폭발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례처럼 대선판도 결국 제1야당과 여권의 대결로 좁혀질 것”이라며 “시기의 문제일 뿐 외곽 주자들도 결국 입당하거나 힘을 합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말보단 행동” 최재형은 아내와 봉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 및 당원들과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 제공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 및 당원들과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 제공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간의 경쟁 구도도 명확해지고 있다. 최재형 캠프의 김영우 상황실장은 “윤석열 쏠림현상은 일시적”(14일), “결승전만 치르겠다는 건 요행수”(15일)라며 거듭 견제구를 던지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은 16일 최 전 원장이 입당 뒤 첫 정치 메시지를 내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는 짤막한 입장문으로 응수했다. 최 전 원장은 17일 부산에서 김미애 의원과 봉사활동을 하며 부인 이소연씨와 동행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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