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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길게 틱톡은 짧게...불붙는 동영상 플랫폼 삼국지

중앙일보

입력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짧은 분량)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선두주자인 중국의 틱톡(Tiktok)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쇼츠는 구글이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해온 서비스다.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선보인 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 올해 3월에는 서비스 국가를 미국 등 26개국으로 넓혔다. 그런 것을 이제 세계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아직 베타버전(본 제품 출시에 앞서 오류 등을 시정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가동하는 버전)이긴 하지만, 쇼츠에선 틱톡의 짧은 동영상과 같은 15초짜리 영상을 제작해 올릴 수 있다. 유튜브 메인 페이지 중간에 ‘쇼츠(Shorts)’라는 탭으로 분류돼 있으며 최대 6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유튜브 측은 쇼츠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더버지 캡처]

유튜브 측은 쇼츠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더버지 캡처]

유튜브 쇼츠 서비스를 이끄는 토드 셔먼은 블로그에 “인도에서의 시범 운영을 통해 기본적인 크리에이션 툴을 구축했다”며 “여기에 영상의 특정 부분에 원하는 텍스트를 붙일 수 있는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저가 다른 영상으로부터 원하는 오디오를 샘플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은 지난해 기준 일일 활성 이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6억89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틱톡이 짧은 동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MZ세대를 대거 끌어들이자 유튜브도 숏폼에 주목한 것이다.

틱톡에 도전하는 건 유튜브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부터 숏폼 공유 서비스인 ‘릴스(Reels)’를 출시했다.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릴스는 틱톡의 모방제품일 뿐”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출시 당시 틱톡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스타그램 릴스 서비스.[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 릴스 서비스.[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은 이런 비난에도 숏폼 동영상에 대한 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는 더는 사진 공유 앱이 아니다“며 “동영상 서비스를 위해 실험적인 것들을 할 것이며 앞으로 몇 달씩 이 영역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틱톡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틱톡은 지난 1일 사용자들이 올릴 수 있는 동영상의 길이를 일반 유튜브 동영상 수준인 최대 3분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주로 서비스하다 60초까지 늘렸던 틱톡이 3분짜리 동영상으로 유튜브를 정조준한 것이다. 드류 키르히호프 틱톡 매니저는 당시 “길어진 영상 제한으로 사용자들은 새롭고 확장된 형태의 콘텐트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틱톡 측은 이미 이용자들이 복수의 영상을 덧붙여 더욱 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며 동영상 길이를 늘이는 것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틱톡은 유튜브가 절대 강자로자리 잡은 일반 동영상 분야에서도 TV 플랫폼용 앱을 내놓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틱톡은 지난 2월 안드로이드 TV용 앱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파이어 TV(Fire TV)용 앱도 출시했다.

틱톡과 유튜브의 변신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기존 짧은 동영상과 긴 동영상 간 구분이 흐려지고 플랫폼 간 경쟁이 한층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유튜브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부분의 영토 확장을 위해 틱톡 따라하기에 그치지 않고 쇼츠를 더 넓은 유튜브의 생태계에 통합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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