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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깜짝 통과’ 김두관 “PK가 내 손 들어줘”

중앙일보

입력

민주당 대선 본 경선에 진출한 김두관 의원. 임현동 기자

민주당 대선 본 경선에 진출한 김두관 의원. 임현동 기자

지난 8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여론조사(지난 6~7일)에서 김두관 의원은 0.8%로 8명의 주자 중 8위였다. 최문순 강원지사(1.8%), 양승조 충남지사(1.4%)에도 뒤졌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김 의원은 11일 8명의 후보를 6명으로 추리는 민주당 예비경선 컷오프(경선 배제)를 통과했다.

김 의원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실시하는 예비경선 여론조사(9~11일) 직전에 내가 꼴찌라는 여론조사가 나와서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이런 결과에 부산·경남(PK) 당원들이 문자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고 나름의 지지층 결집도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꾸준히 주장해온 균형발전, 자치분권 메시지에 PK 분들이 손을 들어주셨다”라고 말했다. 지역구(경남 양산을)가 있는 PK 표심이 컷오프 통과의 원동력이란 취지다.

김 의원과 6위 다툼을 벌인 최문순·양승조 지사 역시 각각 강원과 충청 표심에 기대를 걸었다. 지역의 오랜 당원에 도움을 청하고 지역민들에겐 여론조사 응답을 요구하는 문자 메시지도 여러 차례 보냈다. 하지만 컷오프 결과를 받아든 이들은 “강원도의 적은 인구”(최문순 캠프), “낮은 인지도”(양승조 캠프) 등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선 컷오프 여론조사의 응답자가 당원·국민 각각 1200명으로 비교적 적은 것을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세 주자의 표 차이는 불과 수십표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연대·단일화 가능성도

가까스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 의원은 본 경선에선 PK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과감한 자치분권’과 ‘급진적 균형발전’ 등 비수도권 지역발전 어젠다를 내걸며 PK 표심을 얻어 본 경선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대선 본선은 3.5%포인트 차 박빙이었던 2012년 대선처럼 진보와 보수 후보가 팽팽하게 맞설 것”이라며 “어느 주자라도 PK에서 40% 이상의 표를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유일한 PK주자로서 본 경선을 반드시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의 이런 움직임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등 상위 주자와의 연대나 단일화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대한 지역 기반을 다진 뒤 상위 주자를 지지해 향후 임명직 등 정치적 활로를 찾는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민주당 의원은 “PK의 민주당 지지층은 본 경선에선 상위 주자에게 표를 모아주는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잘 아는 김 의원도 완주하기보단 연대나 단일화에 무게를 두고 본 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컷오프 문턱을 넘지 못한 최문순·양승조 지사의 선택도 시선을 끌고 있다. 강원(최문순)과 충청(양승조) 지역 기반을 상위주자에게 내주고 향후 임명직이나 선출직을 노리는 방안이 캠프 내에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양 지사 측 인사는 “본 경선 판세를 보고 지지 후보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고, 최 지사 측 인사도 “일단 도정에 전념하며 천천히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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