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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규제, 악재가 호재로…“채굴 쉬워졌다” 비트코인값 반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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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4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4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 2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3만 5201달러로 24시간 전보다 3.94% 올랐다. 전날 3만 3000달러대에 머무르던 가격은 이날 오후부터 오르더니 4일 3만 5000달러를 넘겼다.

“경쟁자 줄며 난이도 28% 완화” #수익 증가 기대에 3만5000달러로

중국의 채굴 단속이라는 악재가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면서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여의치 않게 됐지만, 이 덕분에 다른 지역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의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발 단속 이후 비트코인의 자체 알고리즘이 조정되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미국 CN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비트코인 채굴) 알고리즘 조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활동을 하는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채굴을 통해 생성된다. 채굴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연산을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연산을 풀어내면 블록 하나를 완성하고 새 비트코인이 생성된다. 이 과정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채굴업자들이 수백 대의 컴퓨터를 동원해 채굴에 나서는 이유다.

채굴의 난이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많은 채굴자가 네트워크에서 경쟁하는지에 따라 오르거나 내려가도록 설계돼 있다. 채굴 경쟁자가 많아 채굴 능력이 높아지면 난이도를 높이고, 경쟁자가 적어지면 낮춘다. 비트코인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CNBC에 따르면 이런 조정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중국발 악재가 호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의 본산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5~75%가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강력한 단속에 들어가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량은 급감했다. 이에 비트코인 코드는 자체 난이도 조정을 했다. CNBC는 “3일 알고리즘에 따라 (채굴 난이도가) 자동으로 재조정돼 비트코인 채굴이 이전보다 약 28% 쉬워졌다”며 “이 정도의 완화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채굴이 쉬워졌다는 건 중국발 악재에도 비트코인 채굴시장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이전보다 더 큰 수익이 돌아가게 됨을 뜻한다.

물론 채굴 난이도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건 아니다. 중국이 비트코인 규제 정책을 언제든 뒤집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서 활동을 접은 채굴업자들이 미국 등 다른 곳에서 활동을 늘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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