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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절규에도 27번 업어친 유도 코치···결국 7살 숨졌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만자유시보가 보도한 유도 교실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 끝내 숨진 후앙 군의 교습 당시 영상. [유튜브 캡처]

대만자유시보가 보도한 유도 교실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 끝내 숨진 후앙 군의 교습 당시 영상. [유튜브 캡처]

대만에서 유도를 배우던 소년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코치로부터 업어치기를 27회나 당한 소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 소년의 나이는 겨우 7살이었다.

대만 현지 언론은 30일 대만 타이중(臺中)시 펑위안병원에 입원 중이던 후앙(黃)모 군이 이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후앙 군은 지난 4월 21일 유도 교실에서 코치인 호(何)모씨에게 27차례나 업어치기를 당한 뒤 병원으로 실려왔다. 호씨는 무자격자였다. 현지에서 공분을 산 이 소식은 AFP통신, 영국 BBC 등 언론에까지 전해졌다.

BBC는 현지 언론 타이베이타임즈를 인용해 "60대 후반의 코치는 미성년자에게 신체적 폭행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씨는 이달 초 10만 대만달러(약 400만원)를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다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검찰은 호씨에 적용한 혐의를 '사망을 초래한 부상'으로 바꿀 전망이다. 호씨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소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앙 군에 대한 유도 교실의 교습은 '폭행'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호씨로부터 수십 차례 업어치기를 당하기 전부터 후앙 군은 같은 교실의 나이가 많은 다른 교습생으로부터 수차례 업어치기를 당했다고 한다. 후앙 군은 호씨에게 교습을 중단해줄 것으로 여러 번 요청했으나 업어치기가 이어졌다. 후앙 군이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후앙 군이 사망하기 전 유도교습을 원하지 않았다는 정황도 있다. 사고가 발생한 날 후앙 군은 삼촌에게 자신의 유도교습을 참관하며 영상을 촬영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추후 자신의 어머니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유도를 배우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후앙 군이 어머니에게 보여주려던 이 영상이 결국, 사망 원인에 대한 증거가 된 셈이다.

삼촌이 교습에 참관까지 했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의문을 나타내면서도 교사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함부로 개입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건 당일 반복된 업어치기로 뇌출혈과 다발성 장기손상 등 부상을 입은후앙 군은 입원 후 70일 가까이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후앙 군의 부모는 전날 상태가 악화하자 생명유지장치 제거에 동의했다.

루슈옌(盧秀燕) 타이중시 시장도 이번 소년의 죽음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 시스템이 유족에게 평안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분노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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