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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재형 외곽 ‘꿈틀’…지지 선언에 3000명 이름 올린다

중앙일보

입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 감사원을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관용차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 감사원을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관용차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8일 사퇴 후 대선 도전 초읽기에 들어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외곽 지지조직이 꿈틀거리고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서울을 기점으로 부산 등 전국에서 릴레이 지지 선언에 돌입한다. 최 전 원장의 동문들도 전직 정치권 인사 등과 만나 등산을 하며 ‘산행 정치’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최 전 원장을 외곽에서 돕는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30일 중앙일보에 “5일 서울을 시작으로 각계 인사들과 함께 지지 선언을 한다”며 “서울 지역 행사는 이미 세팅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당초 학계, 문화계 인사들과 시민단체,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일반 시민 등 약 1000명 규모를 예상했으나 청년층 등 참여자가 늘면서 이름을 올린 이들이 3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PK(부산·울산·경남)와 다른 지역에서도 릴레이 방식으로 지지 선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정치 도전을 숙고하고 있다. 다만 정치 중립 등 논란으로 사퇴 직후 곧바로 정치 행보를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 전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고 지적했고, 여권에선 최 전 원장을 연일 저격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외곽 조직이 먼저 활로를 여는 모양새다. 야권 중진 인사는 중앙일보에 “일시적으로 보폭이 제한된 최 전 원장으로선 든든한 우군”이라며 “릴레이 지지 선언으로 분위기가 고조되는 7월 중에 최 전 원장이 정치에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이 최근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로부터 응원 문자를 받고 “좁고 힘든 길이지만 올바른 길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산행 정치’로 최재형 돕는 동문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런 가운데 각계에 포진한 최 전 원장의 경기고 71회 동기, 서울대 75·76학번 동문 등 지인들도 전직 정치권 인사 등을 만나 산행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최 전 원장 대학 동문은 “공공연한 행보는 최 전 원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서 조용히 산행하면서 측면에서 돕는 동문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히 “전두환 정부에서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가 된 분”이라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나, “고 김재윤 전 의원에게 실형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사가 최재형”이라는 식의 여당발 공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의 한 동문은 중앙일보에 “오죽 공격할 게 없으면 비극적인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저열한 공세를 펼치느냐는 분노가 나왔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 주변에선 숙고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 정치 선언 뒤엔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중진 인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선언을 보고 최 전 원장도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며 “국가관이 확실하고, 리더로서의 고민을 평생에 걸쳐 해온 분이기 때문에 자신이 정치에 나서는 이유를 명확하게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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