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최재형 사퇴 바람직하지 않다? 현 정권 내로남불 연장선”

정의화 전 국회의장. 오종택 기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전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사퇴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한 것을 두고 “내로남불의 연장선”이라며 비판했다.

29일 정 전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전) 원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감사원 독립성을 끝까지 지켜냈다.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정 전 의장은 “청와대는 최 원장 발탁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회계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독립성, 투명성, 공정성을 강화하고 깨끗한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는 것이 요지”라고 밝혔다.

이어 “최 원장은 취임 후 정확히 이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는 이후에 만들어졌다. 그 과정은 온 국민이 지켜본 그대로”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기관이 권력의 외풍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비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국가 운영이 아주 나쁜 선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권력기관장의 임기제를 도입했다. 그런데도 정권의 검찰총장, 감사원장이 임기 도중 기관장에서 물러나고 살아있는 권력과 다른 길을 가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현 정권이 원인을 제공했고, 거기서 비롯됐다고 본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국민은 현 정권의 내로남불을 신물이 나도록 보아왔다”며 “최 원장 사퇴를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고 칭하는 것 역시 내로남불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의 정권에 더 이상 기대할 바는 아니지만 본연의 자세를 지킨 사람들이 왜 이 정권의 연장을 멈추고자 하는지 그 원인에 대한 성찰부터 가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장은 “최 원장은 헌법정신이 제대로 지켜지고 헌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면 결코 사퇴를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은 최 원장 선택을 개인의 대권욕심으로 폄훼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정 전 의장은 “그분(최재형)이 대권에 나서길 간절히 바란다”며 “대한민국을 진정한 자유민주공화국으로 한 단계 끌어 올릴 분이며, 대한민국 미래 품격에 걸맞은 지도자라는 확신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