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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천안함 모자’ 눌러 쓴 윤석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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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링 위에 오른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공정·정의·상식 회복 등의 메시지가 담긴 출마 선언문을 15분가량 낭독한다. 40분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있다. 윤 전 총장과 아내 김건희씨, 장모 등의 의혹이 담긴 이른바 ‘X파일’과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의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최지현 부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윤봉길기념관서 출마 선언 #최근 호남서 지지율 22% 얻기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공원에서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하고 있다. 윤 총장은 오늘(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사진 더팩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공원에서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하고 있다. 윤 총장은 오늘(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사진 더팩트]

윤 전 총장 측이 관련 의혹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근거는 법원 판결이다. 2009년부터 12년째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을 제기해 온 이는 정모씨다. 그는 ‘X파일’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윤 전 총장의 아내와 장모가 자신을 상대로 사기를 쳐 수십억원의 돈을 주지 않았고, 자신이 고소한 사건은 검사 시절 윤 전 총장이 사건에 개입해 부당하게 불기소 처분이 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씨 주장에 대해 법원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1차례 판결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는 2019년 6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문제를 제기한 사람에게 자료도 받고 취재도 해봤는데 신빙성이 하나도 없다”며 “문제를 제기한 사람(정씨)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을 받았다. 함부로 얘기하면 자동으로 명예훼손에 걸릴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8일 공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광주·전북·전남에서 2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30.8%를 얻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비교하면 열세지만 범보수 진영 후보로서는 상당한 지지세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공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는 각각 호남에서 28.2%와 53.2%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호남에서 10.5%를 득표했다. 1987년 이후 보수 후보의 호남 첫 10% 돌파였다. 최근인 2017년 5월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호남에서 2.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강윤 KSOI 소장은 “광주와 전북, 전남을 모두 합하면 일정 부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표본 크기이고, 한두 주가 아니라 조사의 절반 가량에서 호남 지역 지지율이 20%대를 오르내리는 건 국민의힘 계열 정치인에게는 없던 현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와 함께 곧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호남 지지율 유지를 꼽기도 한다.

허진·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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