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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우호조약 연장” 바이든의 갈라치기에 반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다음 달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28일 시진핑(習近平·오른쪽)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중·러 우호협력조약 연장을 공식 발표했다. CC-TV가 공개한 화면 속 시 주석의 모습이 푸틴 대통령보다 훨씬 크다. [CC-TV 캡처]

다음 달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28일 시진핑(習近平·오른쪽)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중·러 우호협력조약 연장을 공식 발표했다. CC-TV가 공개한 화면 속 시 주석의 모습이 푸틴 대통령보다 훨씬 크다. [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중·러 우호협력조약에 따라 양국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언덕을 넘고 함정을 건너야 할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뜻을 모아 착실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화상회담…푸틴 “양국관계 최고점” #20년 전 장쩌민·푸틴 체결한 조약 #“제3국의 위협시 양국 접촉” 담겨 #바이든의 중·러 떼어놓기 실패

이날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세계가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인류가 여러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고 새로운 국제관계의 모범을 수립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최고점에 달했으며, 양국 간 결속은 21세기 정부 간 협력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 체결된 중·러 우호협력조약이 양국 관계의 현재 상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7월 16일 체결 20주년을 맞는 중·러 우호 협력조약의 연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화상 정상회담 개최는 지난달 19일 러시아 기술이 도입된 중국 내 원전 착공식 행사에 이어 40일 만이다. 특히,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러 정상회담 이후 2주 만에 열린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으로 인해 찌그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의 적’(러시아)을 포섭해 ‘새로운 적’(중국)을 견제하는 바이든식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25일 러시아 보수지를 인용해 “중국이란 용은 술과 음식이 풍족할 때는 우정을 앞세우지만 일단 배가 고파지면 사람을 잡아먹는다”면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중·러의 국익 충돌을 부각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조약 연장으로 미국의 시도를 차단했다. 특히 중국은 중·러 회담을 시 주석의 외교 치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날짜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7월 1일) 사흘 앞으로 맞추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날 중·러 정상이 연장에 합의한 조약은 2001년 7월 16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체결했다. 20년 기한으로 만료 1년 전 한쪽이 효력 정지를 요구하지 않으면 5년간 자동 연장하는 조항을 담고 있었다.

특히, 조약 9조는 한쪽이 제3국의 위협을 받았을 때 양측은 즉시 접촉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동맹 조약이 아니라는 양국의 주장과 달리 ‘준동맹’ 조약으로 여겨왔다.

친중 성향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바이든 정부에게 최대의 악몽은 중국과 러시아 ‘두 개의 전선’에서 대결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여론전에 맞섰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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