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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잘 나가는 車 부품업체 한온…"규제 뛰어넘는 친환경이 비결"

중앙일보

입력

한온시스템의 포르투갈 파멜라공장 컴프레서 생산라인. 사진 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의 포르투갈 파멜라공장 컴프레서 생산라인. 사진 한온시스템

완성차·배터리 제조사의 현지화 전략에 맞춰 자동차 부품사의 해외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시총 10조원' 자동차 부품사인 한온시스템은 최근 헝가리 외교통상부와 간담회를 갖고, 현지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정부 보조금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한온시스템은 헝가리 정부로부터 오는 2022년까지 2300만 유로(약 317억원)의 각종 지원을 약속받았다.

한온시스템은 헝가리에 차량용 에어컨 부품인 컴프레서 등 3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히트 펌프와 전동식 냉매 밸브, 냉매운반시스템, 알루미늄 주조 공정 등 전기차 부품 공급망을 갖췄다. 특히 헝가리는 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이 있는 곳이다. 한온시스템이 만드는 전동 컴프레서는 차량용 에어컨의 핵심 부품으로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독립적으로 작동해 차량 온도를 관리한다.

1998년 진출한 포르투갈 파멜라 공장은 현재 100만개 수준인 전동 컴프레서 생산량을 5년 후인 2025년엔 연간 260만개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16일엔 포르투갈 외교부 관계자가 방한해 투자 논의 등을 모색했다.

지난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온시스템과 포르투갈 외교부 관계자가 만나 투자 등에 관한 내용을 논의 중이다. 사진 한온시스템

지난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온시스템과 포르투갈 외교부 관계자가 만나 투자 등에 관한 내용을 논의 중이다. 사진 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의 유럽 현지화 성공 비결은 친환경 제품 덕분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전동 컴프레서는 친환경 냉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유럽의 환경 규제에 맞게 지구온난화지수(GWP) 한 자릿수인 'R744(이산화탄소)' 냉매용 전동 컴프레서를 공급 중"이라며 "R774 냉매는 영하 30도 혹한 상태에서도 정상적인 난방 시스템 운영할 수 있고 기존 냉매보다 최대 50% 주행거리 개선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향후엔 초고전압(800V)·대용량(40cc 이상) 전동 컴프레서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한온은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에 이 시스템을 공급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급속 충전을 위한 고전압과 냉각을 위한 대량의 냉매 공급이 한 번에 이뤄져야 하는데 한온의 전동 컴프레서는 세계 최초로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게 했다"고 말했다.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는 “한온시스템은 유럽에서의 오랜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첨단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며 “유럽 정부와의 긴밀한 신뢰 관계 속에서 전략적 거점들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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