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걸 동원에 한동안 어리둥절"|유공의 두 폴란드 선수 한국생활 4개월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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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축구는 지나치게 거칠다. 툭하면 두발로 태클이 들어오고 쓸데없는 파울이 많다.』
동구축구의 명문인 폴란드 비제프로치 클럽으로부터 지난 7월 유공으로 이적, 올 후반기 프로리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함으로써 처음으로 유공이 우승하는 데 한 몫을 한 슈피온텍 타데우스(28)와 이바니츠키 레젝(30)은 낯설은 이국에서 반시즌을 보낸 소감을 약간은 익살을 섞어가며 말한다.
우선은 생각했던 것보다 축구장의 관중들이 의외로 적은데 약간은 실망했으며 하프타임 때마다 치어걸들을 동원하고 경기 중에 스피커를 통해 노래를 계속하는 것도 이상했다는 이들은 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유공팀에 동참하게된 것이 자신들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정확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한국축구는 유럽에 비해 체력과 조직력에서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또 유럽이 공격적인 축구에 비중을 많이 두고있는 반면 한국은 수비에 치중하는 축구를 하는 인상을 받았다』는 이들은 유공의 노수진(노수진), 포철의 조긍연(조긍연) 이흥실(이흥실) 등 일부 톱클라스 선수들의 기량은 유럽선수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칭찬.
축구팬들은 많은 골이 터지는 것을 보기 위해 구장을 찾는데 선수들은 무모한 슈팅만 날림으로써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꾜집기도 한 이들은 각 팀이 멋진 골을 터뜨릴 콤비네이션 플레이의 개발과 함께 홈구장에 라이터 시설을 설치, 유럽처럼 야간경기를 많이 치르는 것도 관중들을 끌어 모으는 방법이라고 충고.
구단에서 나오는 월급의 대부분을 고국의 가족에게 보내고 있는 이들은 유공의 팀분위기가 좋아 허락한다면 3∼4년 한국에서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FA컵 전국종합선수권대회가 끝나는 12월초 한 달간 휴가를 받아 가족들을 만나볼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임병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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