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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한달 일찍 꺼냈다”…제주 봄 기온 60년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입력

8일 오후 4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8일 오후 4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의 올해 봄철 평균기온이 15.5도로 예년에 비해 평균 1.5도나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월의 경우는 기상청이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평균값을 조사한 1961년 이후 60년 동안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3~5월 평균 15.5도…평년보다 1.5도 높아

8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1년 제주도 봄철 기상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5월 평균기온은 15.5도로 평년의 14.0도보다 1.5도 높았다. 특히 3월 기온은 1961년 이후 가장 높아 평균과 평균 최고, 평균 최저 온도에서 모두 상위 1위를 기록했다. 4월 기온은 오르락내리락해 변동이 컸으며, 5월에는 15일에 제주 지점 일 최고기온이 30.9도까지 치솟아 한여름 같은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

주민 태모(33·제주시 내도동)씨는 “이번 봄은 유난히 더워 평소보다 한달 이상 일찍 선풍기를 꺼냈다”며 “최근에는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날도 꽤 많다”고 말했다.

8일 오후 4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8일 오후 4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기상청은 올해 제주의 이른 더위가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상황에서 극지방의 강한 바람이 북쪽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기상이변 ‘라니냐’도 이번 봄철 더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니냐에 의해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돼 상승기류가 활발했고, 우리나라 주변 대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 기온이 높아졌다.

이례적인 더위와 달리 올 봄철 내린 비의 양은 평년과 비슷했다. 강수일수는 28.3일로 평년(29.8일)보다 적었으나, 강수량은 386.6㎜로 평년(345∼447.7㎜) 수준을 보였다.

권오웅 제주기상청장은 “제주도의 올해 봄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준 시기였다”며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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