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尹, 安 내게 화답” 이준석식 주인공 정치…나경원 “아전인수”

중앙일보

입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오후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오후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론은 내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에 대한 화답이다”
“내가 제시한 지역위원장 문제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전향적 검토에 감사하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나선 이준석 후보가 최근 윤 전 총장과 국민의당 안 대표를 향해 한 발언이다. 앞서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일정에 대해 “버스는 제시간에 출발한다”며 일각의 연기 주장을 일축했던 이 후보는, 최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조기 입당설이 제기되자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상 우리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타겠다는 의지로 화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를 두고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지난달 말 “소 값을 후하게 쳐 드리지만 급조한 정당조직(지역위원장)엔 한 푼도 못 드린다”고 각을 세웠던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 임명을 일시 보류하자 8일 “내가 조건을 제시한 지역위원장 문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에 감사드린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 후보는 “안 대표 자택과 제 집의 거리는 1㎞ 남짓”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사이에 있는 동네 카페에서 차 한 잔 모시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같은 이 후보의 발언을 놓고 대선과 야권 통합 등 굵직한 정치 이슈의 중심에 본인을 두는 일종의 ‘주인공 정치’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국민이 관심을 갖는 야권의 정치 이슈가 이준석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순수한 의사를 나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순수한 의사를 나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경쟁 후보 측은 “상대방의 의도는 안중에 없는 아전인수”라고 반발한다. 나경원 후보는 8일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순수한 의사를 ‘나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했다”며 “본인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윤 전 총장을 조연으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결과적으로 이 후보의 경솔함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준석 리스크’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 중진의원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나 안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데도, 이 후보가 두 사람의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런 발언은 민감한 야권 통합 국면에서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