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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 경제 도움” 옐런 발언 더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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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재닛 옐런

재닛 옐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을 다시 언급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다. 옐런 장관은 “금리가 약간 더 올라도 미국 사회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달 만에 금리 인상 다시 언급 #“정상적 금리환경 돌아가길” 말도 #미 5월 물가상승률 더 커질 전망 #통화정책 전환 속도도 빨라질 듯

옐런 장관은 지난달 4일 미국의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도 금리 상승을 언급했다. 당시 옐런 장관은 “추가 재정 지출은 완만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가 과열하지 않게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금리는 올해 초를 바닥으로 반등한 모습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지표로 사용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4일 연 1.56%를 기록했다. 지난 1월 4일(연 0.93%)과 비교하면 0.6%포인트 넘게 올랐다. 다만 지난 3월의 연중 최고점(연 1.74%)과 비교하면 다소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국 국채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달러가치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원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올해 초 달러당 108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3월에는 연중 최고(달러당 1142.7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달러당 1110원대까지 하락했다.

달러가치 하락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위험자산 선호, 안전자산 축소의 신호를 보낸다. 그만큼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4포인트 오른 3252.12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도 0.27% 오르며 2만90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언젠가 미국에서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달러가치도 상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리에 대한 옐런 장관의 언급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한미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미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이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는 재정 지출이 Fed의 통화정책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옐런 장관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너무 낮은 물가 상승과 금리에 맞서 싸워왔다”며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경기 회복의 싹을 자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일단 Fed는 적당한 시점을 골라 시중에 돈을 푸는 규모를 조절하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Fed는 테이퍼링 이후 다시 적당한 시점을 골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오는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월간 상승 폭으로는 2008년 9월(4.9%)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Fed가 테이퍼링 시그널(신호)을 시장에 던졌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통화정책 정상화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빨라지면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보다 앞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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