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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중사 유족 측 “회유 가담자 등, 1년에 걸쳐 수차례 강제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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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신고 후 조직적 회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 모 중사가 과거 1년여에 걸쳐 여러 차례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유족 측의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번 사건 회유에 가담한 인원들부터 시작해서 1년여에 걸쳐서 여러 번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그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걸 보고 그걸 답습해서 추행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사건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심각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족 측은 과거 '최소 두 차례' 성추행 피해를 더 당했다며 지난 3일 20비행단 소속 상사·준위 등 3명을 추가 고소한 바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지난 2일 저녁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지난 2일 저녁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김 변호사는 다만 “아직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서 고소 내용을 자세하게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했다.

유족 측은 성추행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던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피해를 호소한 것 중 한 가지가 국선변호인으로부터 충분히 조력을 못 받았다는 것”이라며 “유족 입장에서는 국선변호인이 피해자와 관련한 여러 가지 조력을 정상적으로 했었다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법률검토를 했을 때 충분히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희가 추가 고소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중사와 국선변호인의) 면담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전화통화도 두 차례에 불과한데, 그 부분 관련해서도 피해자 조사의 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닿은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과연 피해자가 어떠한 도움을 받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성추행 피해 신고 이후 같은 군인이자 피해자의 남편에게 회유와 압박을 한 정황도 추가로 전했다.

그는 “저희가 (3월에) 신고를 공식적으로 하고 나서도 한 2주 이상 지난 시점에 사건 피의자들 중 한 명이 남편에게 찾아와서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고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되겠냐라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관 중 한 명이) 남편에게 가해자 입장을 대변하면서 용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그 이후에 유가족들이 그걸 알게 돼서 남편에게 얘기해서 그것을 항의하도록 한 부분 등 객관적인 자료가 증거로 남아 있다”며 “‘가해자의 인생이 불쌍하지 않으냐’ ‘가해자가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종류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방부 검찰단 차원의 합동수사와 관련해서는 “향후 검찰단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지금 압수된 대상이 군사경찰만 관련해 초동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하고 있는데, 압수수색의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다. 조금 더 폭넓게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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