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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장 보도 논두렁시계 같다” 조국 자신을 노무현과 동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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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1일 서울 교보문고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놓여 있다. 출판사는 지난 달 27일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 첫날 1만5000부가 나갔다고 밝혔다. [뉴스1]

31일 서울 교보문고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놓여 있다. 출판사는 지난 달 27일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 첫날 1만5000부가 나갔다고 밝혔다. [뉴스1]

“2019년 8월 9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저와 제 가족은 무간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조국의 시간』 직접 읽어 보니 #멸문지화 언급하며 검찰 원망 #윤석열과 측근엔 검찰교도 지칭 #“문 정권 무너뜨리려 나를 표적”

『조국의 시간』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가족이 겪은 어려움과 그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입장을 주요 골격으로, 검찰과 언론에 대한 비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의견으로 채워져 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소위 ‘조국 논란’은 자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점이다. 자신의 처지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일시하거나 친문 진영의 위기감을 증폭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그는 가족 관련 의혹이 불거지고 ‘내로남불’ 논란으로 사퇴를 고민했을 때 “(여권 인사들이 만류하면서) 검·언·정(검찰·언론·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잡아 족쳤던 상황과 같다”고 했다.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파일이 나왔다는 SBS 보도에 대해선 “SBS의 2009년 5월 13일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와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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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책에서 ‘멸문지화’라는 단어를 몇 차례 언급하면서 "나와 내 가족은 괴물로 낙인찍힌 후 발가벗겨진 채 조리돌림을 받고 멍석말이를 당했다”며 검찰 수사와 언론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에 대해선 ‘절대 반지를 낀 어둠의 군주’로 묘사하고, 윤 전 총장과 그 측근에 대해선 ‘검찰교도’들이라고 지칭하며 검찰 개혁을 방해하고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울산시장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백원우·한병도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공소장이) 나에게는 대통령 탄핵을 준비하는 예비 문서로 읽혔다”고도 했다.

책 중간중간에는 자신을 돕거나 옹호한 인사들에 대한 공개 감사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인사청문회 등에서 자신을 감쌌던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언론에서 ‘조국 수호대’라는 꼬리표를 받았고. 지역구에는 ‘조국 대변인 심판하자’라는 플래카드가 붙는 등 파상 공격을 받았으나 재선에 성공했고 전당대회에서는 최다득표로 수석 최고위원이 되었다”고 적었다. 서초동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그 장엄한 모습에 울컥했다. 이 고난의 길에 나 혼자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외롭지 않았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반면에 자신을 공격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웅동학원 비리라는 이름으로 선친을 비난하고 모욕을 준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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