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57) 영국 총리의 23세 연하 신부 캐리 시먼즈(34)의 결혼식 드레스가 화제를 모으며 '완판'됐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2년 전 약혼한 시먼즈와 29일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비밀 지키려 하객들에 '침묵 맹세' #신혼여행 내년으로 미뤄, 피로연도 다시 #"총리의 성인 자녀 4명 모두 결혼식 불참"
결혼 사진 속에서 시먼즈는 자수가 놓인 긴 팔의 화이트 드레스를 입었다. 옅은 화장에 화관을 쓰고, 맨발로 포즈를 취해 자연스러운 보헤미안 스타일을 선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이 드레스의 가격은 2870파운드(약 453만원)이며 시먼즈는 이 드레스를 45파운드(7만원)에 대여해 입었다.
이 드레스는 그리스에 본사를 둔 명품 디자이너 크리스토스 코스타렐로스가 디자인했다. 시먼즈의 드레스 사진이 공개된 이후 이 드레스는 온라인몰들에 상품이 올라오자마자 잇달아 매진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이즈가 '솔드 아웃'된 상태다.
코로나19 방역 규정에 따라 30명 정도만 초대해 비밀리에 치른 결혼식 당시의 이야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두 사람은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정원에서 피로연을 가졌다. 밴드 연주에 맞춰 참석자들은 춤을 추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더선은 이 피로연에 존슨 총리의 어머니, 시먼즈의 어머니는 참석했지만, 시먼즈의 아버지 매튜 시먼즈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튜 시먼즈는 영국 내 유력 언론사 인디펜던트 창립자다. 또 존슨 총리가 이전 결혼 생활에서 얻은 네 명의 성인 자녀들은 아무도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이 세 번째 결혼이다. 1987년 옥스포드 동창생인 알레그라 모스틴오웬과 결혼했지만 마리나 휠러와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 휠러와 두 번째 결혼으로 네 명의 자녀를 뒀지만 2018년 이혼했다. 정치 홍보 전문가 출신인 시먼즈와 2019년 약혼해 이듬해 봄 아들을 낳았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내년 7월 열릴 예정이란 보도가 나온 지 며칠 만에 기습적으로 치러졌다. 존슨 총리가 속한 영국 보수당의 상당수 정치인은 결혼식에 초청받지 못해 서운해했다고 한다.
30일 텔레그래프는 결혼식에 초대된 하객들이 '침묵의 맹세'까지 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사전에 새나가지 않도록 마피아식 규칙까지 가져온 것이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으로 미뤘고, 결혼식 피로연도 내년에 성대하게 다시 열 계획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공휴일인 31일까지 짧은 휴가를 보낸 뒤 오는 1일 업무에 복귀한다.
일각에선 측근의 폭로 등으로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결혼식을 올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