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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P4G 서울회의 개막 영상에 평양지도…"외교 대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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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지를 소개하는 오프닝 영상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의 지도가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벌어진 일이다.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회식 오프닝 세레머니 영상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의 지도가 소개됐다. SBS 캡처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회식 오프닝 세레머니 영상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의 지도가 소개됐다. SBS 캡처

이날 개회식에서는 축하공연과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사 직전, 개최지와 참여국 등을 소개하는 오프닝 세레머니 영상이 나왔다. 정상회의의 목표 등을 소개한 해당 영상에서는 개최지 서울을 소개하는 부분에 서울이 아닌 평양 능라도 전경이 담겼다. 대한민국 지도 가운데 서울을 비춘 뒤 ‘줌 아웃(zoom out)’으로 지구 전체를 비추는 장면인데, 해당 장면의 출발점이 서울이 아닌 평양 지도였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는 탄소중립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각국 정상ㆍ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 등이 화상으로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드문 만큼, 청와대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7일 청와대 특별 홍보영상에서 직접 홍보에 나섰고, 2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관저로 퇴근할 때는 P4G 홍보문구를 새로 씌운 청와대 전용 수소차 넥쏘를 직접 운전해 퇴근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에 개회식에 참석, 인사말 하고 있다 〈2021.05.30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에 개회식에 참석, 인사말 하고 있다 〈2021.05.30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런 행사에서 평양 지도가 등장한 걸 두고 야당에선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외교행사에서 발생한 외교 참사,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올해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외교행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통상 이 정도 규모의 행사는 리허설만 서너 차례 하는데, 수십 명이 이 영상을 봤을텐데 아무도 이걸 걸러내지 못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행사를 담당한 청와대 의전라인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영상에 평양이 나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와대가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P4G기획단이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영상으로, 영상에 짧게 평양이 포함됐는데 특별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제작에 관여한 영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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