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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사건' 서울청에 하루 3번 보고…"청장 보고 안 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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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폭행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택시기사 폭행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경찰서가 지난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관련 보고를 하루 동안 3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정보 포함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서초경찰서 생활안전과 A경위는 당시 이용구 변호사가 고위 공무원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뒤 이틀 후인 9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B경위에게 사건 개요를 내부망 메신저를 통해 보고했다.

같은 날 B경위는 A경위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추가로 사건 진행 상황을 물었고, A경위는 택시기사의 출석 일정, 택시기사가 처벌 불원서를 작성한 사실 등을 추가로 보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안전과 라인을 통해 이용구 변호사가 고위 공무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정보를 포함한 보고가 올라간 건 맞지만, 보고를 받은 서울청 생활안전과 담당자가 처벌불원서 접수 사실을 자기 선에서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수사 부서에는 보고가 올라오지 않은 게 맞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청문 수사합동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은 “서초서장은 대상자가 공수처장 후보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것을 생안기능으로부터 보고받아 인지했고, 서초서 형사과장은 대상자가 공수처장 후보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처리부서인 (서울경찰청) 수사부서에는 일체 보고된 사실이 없고, 타 기능 실무자 사이에서 참고용으로만 통보됐을 뿐, 관련 내용 보고서가 생산된 사실이 없고 지휘라인으로 보고된 사실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서초서 간부들이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경찰관에게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 차관은 취임 전인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신고됐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본인을 깨우는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엿새 뒤 경찰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내사 종결했다. 이후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올해 1월 말 서울경찰청에 진상조사단이 만들어졌다. 진상조사단은 이 차관을 비롯한 서초경찰서 수사팀 등 관계자 통화내용 7000여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 차관은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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