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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수유하다 뺨 맞은 여성…분노한 佛 엄마들 젖 물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일리스가 길거리 모유수유 중 폭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마일리스가 길거리 모유수유 중 폭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부끄러운 줄 몰라요? 지나가던 차들이 멈춰서 당신을 쳐다보고 아이들도 보잖아요!"

야외에서 생후 6개월 아들에게 모유를 수유하던 여성이 이같은 폭언과 폭행을 당해 프랑스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RFI·BFMTV 등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에서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던 엄마가 행인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야외에서 수유를 했다는 이유다. 사건은 폭행 피해자인 마일리스가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과 영상을 올리며 알려졌고, 이 때문에 다른 엄마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마일리스는 "당시 아들이 배가 고파 보채니까 젖을 물렸는데, 앞쪽에 서 있던 여성이 못마땅했는지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포를 찾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마일리스, 인도에 줄을 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생후 6개월 된 아들이 보챘다. 할수 없이 길거리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때 날벼락이 떨어졌다. 한 여성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마일리스에게 소리를 지른 것.

마일리스는 "곧이어 이 여성이 내 얼굴을 때렸다"면서 "곁에 있던 한 할머니도 때린 여성에게 '잘했다'고 동조했다"고 했다. 또 얼굴을 가격당했지만 아들을 안고 있어 대응할 수 없었다며 "주변에는 함께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지만 도와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섭섭함을 표했다.

그는 경찰에 폭행사실을 신고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출동한 경찰관이 "수유를 하면서 가슴을 어느 정도 노출했느냐"고 물으며 "(길에서 수유한) 당신한테도 잘못이 있지 않느냐"고 한 것.

마일리스는 "내 가슴은 조금도 노출되지 않았다"며 "외출 때 수유를 할 줄 알고 아이를 완전히 가릴 수 있는 재킷을 입고 나왔기 때문에 가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때 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모유가 나오지 않아 아들이 계속 우유를 먹고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엄마들을 중심으로 마일리스의 길거리 모유수유에 대한 SNS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엄마들을 중심으로 마일리스의 길거리 모유수유에 대한 SNS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 사건이 알려지자 프랑스 엄마들을 중심으로 '길거리 모유수유'에 대한 SNS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마일리스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soutienamaylis)를 올리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아이를 먹여 살리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 "아이가 배고플 때 어디서나 젖을 물리는 건 당연하다. 숨을 필요 없다" "그녀의 신고에 가슴을 얼마나 드러냈냐고 묻는 경찰이 참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프랑스는 선진국 가운데 모유 수유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한곳이라고 현지언론은 밝혔다. '공공장소에서 수유하면 안된다'는 법률이나 규정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모유 수유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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